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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서 “나는 IS” 총기 난사… 스웨덴인 2명 사망

입력 | 2023-10-18 03:00:00

당국 “중동전쟁 관련 징후 못찾아”
현지 언론 “꾸란 소각시위 탓인듯”
벨기에-스웨덴 축구경기도 중단
佛 이어 ‘이슬람 테러’ 공포 확산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스웨덴인 2명이 숨진 16일 브뤼셀 보두앵 국왕 경기장 밖에서 무장 경찰들이 순찰을 하고 있다. 총격 사건으로 이 경기장에서 진행되던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예선 벨기에-스웨덴전이 전반전 후 중단됐다. 브뤼셀=AP 뉴시스


프랑스 고교에서 교사가 대낮에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 남성에게 흉기로 피살된 데 이어 벨기에에서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대원을 자처한 튀니지 출신 남성이 총기를 쏴 스웨덴인 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하마스 중동전쟁 와중에 유럽에 테러 공포가 재확산하고 있다.

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벨기에 수도 브뤼셀 도심 생크텔레트 광장 인근에서 괴한이 시민들을 향해 권총을 난사해 스웨덴인 2명이 숨지고 택시기사 1명이 다쳤다. 현장에서 약 5km 떨어진 브뤼셀 보두앵 국왕 경기장에서는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예선 벨기에-스웨덴 경기가 막 시작되려던 참이었다.

범인은 현장에서 스쿠터를 타고 도망친 뒤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자신이 IS 대원이라고 주장했다. 벨기에 당국은 브뤼셀 테러 경보를 최고 수준인 4단계로 올렸고 시민들에게 집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이날 축구 경기도 전반전을 1-1로 마친 뒤 테러 소식이 전해지자 중단됐다. 일부 스웨덴 관중은 충격을 받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얀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라커룸에서 희생자들과 그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취지에서 경기를 중단하는 쪽으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범인은 17일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벨기에 연방 검찰은 이번 공격이 중동전쟁과 관련 있다는 징후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언론은 범인이 총격 전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는 목격자 증언과 함께 사망자들이 스웨덴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스웨덴 국적이라는 점이 범행 동기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웨덴에서는 올 6월부터 이슬람 경전 꾸란을 불태우는 시위가 잇달아 스웨덴 내부 무슬림 사회와 이슬람 국가들이 분노를 표한 바 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브뤼셀에서 일어난 스웨덴 시민들에 대한 참혹한 공격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브뤼셀 주민들에게 경계를 당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중동전쟁으로 유럽 곳곳에서 친(親)이스라엘 대 친팔레스타인 집회가 맞서 열리며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테러 공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3일 프랑스 동북부 아라스 강베타고교에서 프랑스어 교사가 이 학교 출신 러시아 체첸공화국 출신 백인 남성에게 흉기에 찔려 숨졌다. 범인은 범행 당시 ‘알라후 아크바르’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정부는 안전 경보를 최고 단계인 ‘긴급 공격’으로 끌어올렸다. 14일 베르사유 궁전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호가 포착돼 관람객이 급히 대피하고 궁전 운영이 중지되기도 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