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발렌카 제치고 메이저 첫 우승 10대 여자선수 우승 역대 10번째 美선수로는 세리나 이후 24년만 2019년부터 ‘제2의 세리나’ 불려
“챔피언이라 불러주세요” ‘제2의 세리나 윌리엄스’로 불리는 고프가 10일 US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뒤 ‘나를 챔피언으로 불러주세요’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 코코 고프 인스타그램
10일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른 코코 고프(19·미국·세계 랭킹 6위)는 가슴팍에 이런 문구가 새겨진 흰색 티셔츠를 입고 관중 앞에서 챔피언 세리머니를 했다. 고프는 윔블던에 출전했던 2019년부터 ‘나를 코코라 불러주세요(Call Me Coco)’라 적힌 티셔츠를 입고 메이저 무대에 처음 등장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다녔다. 이날 입은 티셔츠에서 그의 이름 코코엔 줄어 그어져 있었다. 메이저 대회 US오픈 정상에 섰으니 이제는 코코 대신 챔피언으로 불러달라는 것이다.
코코 고프(미국)가 10일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에게 2-1 역전승을 거두고 메이저 대회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제2의 세리나 윌리엄스’로 불리는 고프는 세리나 이후 24년 만에 US오픈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른 10대 미국 선수다. 뉴욕=신화 뉴시스
코코 고프는 8세 때부터 아빠 손을 잡고 미국 뉴욕에 있는 US오픈 대회 경기장을 찾아 세리나, 비너스 윌리엄스 자매의 경기를 봤다. US오픈 트위터 영상 캡처
고프는 20세가 되기 전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달성하고도 “긴 여정이었다”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소감을 말했다. 그는 “‘세리나처럼 17세에 메이저 우승을 못 했네’ 하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압박감을 이겨내고 우승해 기쁘다”며 “이번 우승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겠지만 난 준비돼 있다.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했다. 고프는 또 가족과 팬들을 향해 “나를 믿어줘 고맙다. 나를 믿지 않았던 분들도 감사하다”며 “2주 전 신시내티 오픈에서 우승했을 때만 해도 이게 내 최대치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내 마음의 불에 물을 뿌려댄 이들은 사실 기름을 부은 거다. 덕분에 지금 내가 밝게 타오르고 있다”고도 했다.
1월 호주 오픈에 이어 올해 메이저 대회 2승에 도전했던 사발렌카는 11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1위를 예약한 데 만족해야 했다. 사발렌카는 지난해 4월부터 1위 자리를 지켜온 이가 시비옹테크(22·폴란드)를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선다. 시비옹테크는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탈락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