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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해체해야 생태계 회복” vs “보, 홍수예방에 큰 효과”

입력 | 2023-07-15 03:00:00

[4대강 감사]
4대강 보 해체-유지 주장 맞서
환경단체 “물길 열어야 녹조 줄어”
반대측 “녹조 확산은 가뭄 때문”



동아일보 DB


4대강 보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환경단체와 일부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이 ‘복원을 가장한 생태계 파괴’였다”며 보 건설 이전으로 돌아가야 강물 오염 등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보를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의 전문가들은 “보를 증설함으로써 강 수심이 깊어지고, 제방을 보강해 대형 홍수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맞받았다.

4대강 보는 이명박 정부 당시부터 찬반 논란에 휩싸여 왔다. 환경단체들은 “보를 해체해야 4대강 사업 이후 훼손된 하천 생태계를 회복하고 녹조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들의 주장에 따르면 4대강 사업 이후 인근 지역에 실지렁이, 붉은깔따구애벌레 등 오염지표종이 늘어나는 것이 관측되는 등 수(水)생태계가 망가졌다. 이 때문에 보를 해체하면 자연스레 원래 생태계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환경단체는 “닫혔던 보를 일부 개방하자 금강은 모래톱이 늘고 유기물질이 감소해 자정 작용이 활발해졌다”며 보 해체의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보 해체를 주장하는 환경단체는 “보를 해체해야 녹조 발생도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보가 물을 가둬 놓으면 물길이 막히고, 강 물줄기의 체류 시간이 늘어나면서 녹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녹조가 생성하는 대표적인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시안화칼륨)의 약 6600배에 달하는 독성을 지녔으며, 체내 흡수 시 복통, 알레르기 반응 등을 비롯해 암과 신경계, 생식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환경단체는 수문을 개방한 금강, 영산강에서는 녹조가 사라졌지만, 아직 개방하지 않은 낙동강에서는 매년 녹조가 번식한다고 비판해 왔다.

이들은 ‘홍수 예방’ 측면에서도 보를 해체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한다. 보가 없어야 물이 원활하게 흘러 홍수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보를 존치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은 “보를 통해 물을 가둬둠으로써 2014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자주 발생하는 가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녹조 번식 문제에 대해서는 “가뭄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4대강 보를 만들기 이전부터 녹조는 꾸준히 발생했다는 기록이 넘친다”고 반박했다. 수질 개선 및 생태계 복원 역시 4대강 사업으로 오히려 좋아졌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하수처리장’의 원리처럼 보를 통해 강물을 가둬두면 부유물질이 강바닥으로 가라앉고 물고기들이 이를 먹이로 먹으며 생태계 선순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