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5경기서 13세이브 평균자책점 ‘0’… SSG팬들 ‘서즈메의 문단속’ 열광 2017년 5번 ‘블론’에 마무리 반납… 작년에도 21세이브 후 또 내려와 “단순한 생각으로 던지니 구위 향상… 올해는 ‘마무리로 마무리’가 목표”
프로야구 SSG 마무리 투수 서진용은 올 시즌 15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며 개막 6주차에 13세이브를 수확했다. 그는 “평균자책점 0.00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서도 “일단 마운드에 올라가면 한 타자, 한 타자를 잡는다는 생각만 해 달리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SS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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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서진용(31·SSG)은 독보적이다. 2023 프로야구 개막 6주차인 8일까지도 평균자책점이 0.00이다. 마무리 투수로 15경기에 등판해 1승 13세이브를 거뒀다. 리그 전체 67세이브 가운데 20% 가까이를 서진용 혼자 책임졌다.
SSG 팬들은 서진용의 이런 활약을 두고 올해 박스오피스 최고 흥행작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따와 ‘서즈메의 문단속’이라 부르고 있다. 전개도 비슷하다. ‘재앙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이야기를 담은 이 일본 애니메이션처럼 서진용도 ‘서블론’이라 불리던 시절의 아픔을 이겨내고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일어서고 있다.(아래 소제목은 애니메이션 대사에서 따왔다)
● “닫아야만 하잖아요, 여기를!”
서진용은 2017년에도 마무리 투수로 시즌 개막을 맞이했다. 그러나 그해 5월까지 블론세이브만 다섯 차례를 저지른 뒤 마무리 자리를 반납했다. 지난해에는 5월 중순부터 클로저로 활약하며 21세이브(7승 12홀드)를 거뒀다. 하지만 8월 말부터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등판 두 경기 연속 끝내기 패전 투수가 됐다. 결국 또 한번 마무리 투수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광고 로드중
서진용은 빠른 공과 포크볼 딱 두 가지 구종으로 승부를 보는 ‘투 피치’ 투수다. 서진용이 무슨 공을 던질지 타자가 예상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서진용은 현재까지 상대 타자 63명 가운데 30.2%(19명)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있다. 지난해 탈삼진 비율(18.5%)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서진용은 “포수 미트만 보고 ‘칠 테면 쳐라’라는 마음으로 던진다. 안타를 맞으면 ‘타자가 잘 쳤다’고 단순하게 생각한다”며 “삼진이 늘었다는 건 아무래도 지금 구위가 좋다는 뜻이라 더 자신감을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 “너는 빛 속에서 어른이 될 거야”
SSG 랜더스 구단의 ‘L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서진용. SSG 제공
서진용은 무릎 수술을 받는 바람에 프로 입단 첫해를 대부분 재활로 보냈다. 당시 서진용은 지루한 재활 훈련을 이기지 못하고 숙소를 탈출하곤 했다. 그 시절 만난 지도자가 현재 SSG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원형 감독이다. 김 감독은 “그때 진용이에게 잔소리를 정말 많이 했다. 아마 내가 2017년 롯데 코치로 갔을 때 진용이가 가장 좋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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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계속해 “여전히 홈런이 펑펑 터져서 가끔은 좀 쉬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하니 감사할 따름”이라며 “지난해 한국시리즈 때는 경기가 기울어진 다음에만 등판했다. 올해 한국시리즈 때는 꼭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