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상진 신임 총무원장 인터뷰
상진 스님은 1일 경기 양주 청련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 국민의 고통을 불교가 진심으로 함께 나눴는지 자성한다”라며 “국민과 함께 하는 새로운 불교의 모습을 보일수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주=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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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듦을 불교가 과연 얼마나 함께 나눴는지 자성하려고 합니다.”
지난달 18일 한국불교태고종 제28대 총무원장에 당선된 상진 스님(사진)은 지난 3년여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국민에게 종교가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1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민과 국가를 떠난 종교란 있을 수 없다”라며 “경제적, 안보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불교가 힘든 국민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새로운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상진 스님은 1991년 철화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2011년 혜초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 마산 원각사 주지, 태고종 총무원 문화부장·교무부장, 중앙종회의원, 양주 청련사 주지를 지냈다.
―새로운 불교의 역할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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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소감에서 공명정대하게 종단을 운영하겠다고 했는데….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오랫동안 종단 내부에 갈등이 심했다. 밖에서 보면 ‘중들이 왜 저러나’ 싶겠지만 스님들도 사람이다 보니…. 그러다 보니 태고종의 위상도 많이 떨어졌다. 세간에서 말하는 의전 서열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 스스로 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 연꽃처럼 맑은 향내가 사방에 퍼지는 불교 본연의 모습을 찾도록 하겠다.”
―태고종 문화유산 보존·확산을 공약했던데.
“삼국시대부터 이어온 불교 의식이 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 일제강점기 사찰령 등으로 점차 쇠퇴했다. 그런 가운데도 국가 무형문화재 제5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 무형 문화유산인 봉원사 영산재(靈山齋),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66호인 청련사 예수시왕생칠재(豫修十王生七齋), 광주 무형문화재 제23호인 광주 법륜사 영산재, 경남 창원 백운사의 ‘아랫녘 영산재’ 등 사라질 뻔한 불교 전통 의식을 계승해온 게 태고종이다. 현재는 봉원사 영산재만 국가 무형문화재로 돼 있는데, 다른 불교 의식들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국가무형문화재 등록을 추진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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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가 인도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파할 때 모습을 재현한 의식인데, 영혼이 극락으로 가도록 비는 천도재 중 가장 크고 대표적인 재다. 불교 음악인 범패와 바라춤, 나비춤, 법고춤 등의 불교 무용에 괘불이란 미술까지 더해진 종합 예술로 문화적, 예술적 가치가 말할 수 없이 높다. 예수시왕생칠재는 전생의 업을 참회하는 의식이다.”
―국민과 불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설법 때 늘 ‘진실을 느끼면 행하라’고 강조한다. 또 꼭 필요한 곳에 쓰임을 받는 구성원이 돼달라고 당부한다. 전생의 업이 지금을 만들었듯이 지금 하는 생각 하나하나, 말 하나하나가 현재와 미래를 만든다. 욕심을 줄이고 함께 나눔을 실천해 나간다면 스스로는 행복하고 사회는 더 건강해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불교가 함께 이뤄나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