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백투더퓨처’ 시리즈 주인공인 배우 마이클 J 폭스가 지난달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해 32년간의 파킨슨병 투병 생활에 관해 얘기하는 모습(오른쪽 사진). 그는 1985년부터 1990년까지 세 차례 ‘백투더퓨처’ 시리즈에 출연했으며(왼쪽 사진), 이후 1991년 파킨슨병을 진단받았다. CBS 선데이 모닝 유튜브·위키피디아 캡처
“파킨슨병에 걸렸어도 낙관주의가 가능합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전 매혹적인 삶을 살고 있어요.”
영화 ‘백투더퓨처’ 시리즈 주인공으로 유명한 배우 마이클 J 폭스(62)가 32년 넘게 앓고 있는 퇴행성 질환 파킨슨병 투병 경험을 털어놨다.
폭스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파킨슨병에 걸린 것은 정말 짜증 나는 일”이라면서도 “내 안의 무언가를 계속 앗아가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생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파킨슨병 연구를 위해 자신이 2000년 설립한 ‘마이클 J 폭스 재단’이 최근 파킨슨병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고 진단할 수 있는 생체지표를 발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성과는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며 “5년 이내에 우리는 (파킨슨병) 치료법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척추 종양 수술을 받은 뒤 근육 경직, 경련 같은 파킨슨병 증상이 악화됐다고 한 그는 인터뷰 도중 여러 차례 몸을 떨기도 했다. 그는 “아마 나는 80세까지 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농담 섞인 푸념을 던지기도 했다.
TV 드라마 ‘패밀리 타이즈’로 주목을 받은 폭스는 1985∼1990년 백투더퓨처 1, 2, 3편에 모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1991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뒤에도 ‘프라이트너’(1996) 같은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병세가 악화되자 애니메이션 성우를 맡기도 하다가 TV 드라마에 집중해 개성있는 조연 등으로 최근까지 출연했다. 법정 드라마 ‘굿 와이프’(2011~2016)에서는 장애가 있지만 교활하면서도 영리한 변호사로 등장해 에미상 후보에 여섯 차례 올랐다. 지난해 11월에는 영화예술산업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로부터 ‘명예 오스카상’을 받기도 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