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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기업들, 수출통제 강화 대비 장비·소재 비축 나서”

입력 | 2023-02-25 18:03:00

21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3.2.21 뉴스1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반도체 장비와 소재를 앞다퉈 비축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네덜란드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반도체 업계 소식통을 인용, 중국의 대형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일본·네덜란드의 수출통제 공식 합의 발표에 대비해 장비와 소재 비축량을 늘리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달 말 워싱턴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일본·네덜란드와 협상을 벌여 미국이 지난해 10월 발효한 대중국 반도체 관련 수출 통제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고, 동의를 받아냈다고 앞서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장비와 소재 비축량을 쌓으려고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의 소식통은 “베이징에 본사를 둔 대형 반도체 장비기업이 미국의 수출 통제 목록에 없는 것도 포함해 소재와 부품들로 몇 개의 큰 창고를 채웠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에서 중국 고객용 반도체 장비·조달 업무를 맡고 있는 다른 소식통은 “중국 반도체 기업 몇 곳은 생산 계획에 필요한 물량 이상으로 부품과 장비를 ‘과잉 구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 기업들의 이런 과잉 주문은 상당히 이례적이며,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부분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했다.

아직 일본은 공식적으로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이 소식통은 일본 기업들도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 오는 4월 첨단 반도체 기술을 겨냥한 새로운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지침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다.

딜런 파텔 세미애널리틱스 수석 분석가는 “중국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들은 다른 나라와 (공급망이) 단절될 경우 중국 내 공급망이 없기 때문에 상당수의 예비용 부품·소재를 구입해야 한다”며 “이는 2020년 화웨이가 했던 것과 유사하다. 화웨이도 첨단 반도체를 비축해 사업의 둔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