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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주택을 거래했다고 신고한 후 한참 뒤에 이를 취소해 허위 거래로 의심되는 사례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크게 올랐던 최근 2년간 서울에선 나중에 주택 거래계약이 해제됐다고 신고한 경우의 절반 가까이가 ‘신(新)고가’ 계약이었다. 단순 실수나 변심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집값을 띄우기 위한 거짓 거래가 적지 않을 것이란 의혹이 커지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 2022년 실거래가 신고 후 계약이 해제됐다고 밝힌 4만1020건 가운데 18%인 7280건이 ‘신고가’ 계약이었다. 이런 사례가 서울에선 2100여 건 가운데 44%나 되고, 수도권에서도 많이 발견됐다. 경기도의 A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2021년 8월 역대 최고가인 18억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고 했는데, 1년 4개월이 지나 돌연 계약이 취소됐다고 신고했다. 거래 후 1년이나 지나서 없던 일이 되는 계약을 정상이라고 보긴 어렵다.
허위 거래는 집값 거품과 시세 교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집주인의 희망 가격인 호가와 달리 실거래가는 시장에서 시세 판단의 기준점이 된다. 허위 거래를 보고 집값이 올랐다고 생각한 실수요자들이 불안한 마음에 추격 매수에 나서면 가짜 가격이 진짜 ‘시세’로 굳어진다. 시간이 흘러 거짓 거래로 띄운 가격이 정상화되면 선량한 거래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요즘 같은 하락장에서도 집값 하락세를 방어하기 위한 허위 신고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가 출현하는 것을 보면 의심을 거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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