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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가 원유 시대를 끝낼까? 유가를 둘러싼 N가지 변수들[딥다이브]

입력 | 2023-01-14 11:00:00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와 한국 무역수지, 러시아 제재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까지. 이 굵직한 이슈들이 모두 밀접하게 엮여있는 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원유시장! 최근엔 상장지수증권(ETN)이나 상장지수펀드(ETF)로 원유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도 크게 늘었는데요.

그런데 국제유가를 전망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변수가 너무 많은데다, 전쟁 같은 돌발상황까지 생기니까요. 달리 보면 국제유가를 결정하는 여러 변수들을 알아두면 글로벌 경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단 뜻이기도 합니다. 원자재 시장을 7년 동안 담당하고 있는 김광래 삼성선물 선임연구원과 원유시장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이 기사는 1월 10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직접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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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를 끌어올릴 요인과 끌어내릴 요인, 모두 알아봅시다. 게티이미지

원유 수요: 중국 리오프닝 vs. 미국 경기침체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 사이에서 오르락내리락합니다. 겨울 날씨가 따뜻해서 유가가 내려간다고도 하고요. 중국의 제로코로나 방역이 끝나서 유가가 오른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날씨와 중국의 방역이 현재 유가의 변수가 되고 있나요?

“말씀하신 다양한 이슈가 복합적으로 원유시장에 반영되고 있는데요. 사실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는 시장이 섣부르게 반영하고 있다고 봅니다. 중국 정부가 제로코로나 정책을 종료했지만 원유 수요가 실제 늘어나는 게 아직 데이터로 확인되지 않거든요. 오히려 중국 경제지표는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고, 중국의 원유수입도 주춤한 모습이고요.”

-경제성장률에 따라 원유수요가 얼마 늘어날지를 계산하는 공식이 혹시 있나요?

“공식이 따로 있진 않습니다. 보통은 ‘경제성장률이 이 정도 되면 원유수요가 얼마 늘 거다’라고 가정해서 가격에 선반영해서 거래를 합니다. 그런데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보다 상향 또는 하향 조정되면 가격이 높아지거나 낮아지죠. 또 지정학적 리스크나 다양한 공급 차질 이슈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심해지기도 합니다.”

-수요 얘기를 좀 더 해볼게요.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거란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경기 침체에들어간다면 수요가 줄어들 거고, 그럼 유가가 내려갈 요인이죠?

작년보다 올해 원유시장 환경이 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작년은 금리인상기였고요. 미국의 평균 금리가 2.5% 정도였죠. 그런데 올해는 최종 기준금리가 5% 또는 그 이상일 가능성이 큽니다.

연준의 과거 데이터에 따르면 최종 금리에 도달한 뒤엔 이를 어느 정도 유지합니다.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서죠. 그 기간이 보통 6개월~1년 정도인데요. 그걸 감안하면 평균 금리가 작년보다 훨씬 더 높을 겁니다. 그런 걸 반영해서 IMF와 OECD, 월드뱅크도 올해 성장률을 낮게 전망하고 있죠.”

-연준이 금리 인상을 2분기에 멈춘다고 해도, 평균 금리 수준은 상당히 높은 상태로 유지되니까 경제엔 큰 부담이겠군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요.”

김광래 선임연구원은 삼성선물에서 원유와 천연가스, 비철금속을 포함한 원자재를 담당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원유 공급: 러시아와 OPEC, 그리고 미국
-원유 공급 측면에선 너무 많은 이슈들이 있죠. 일단 궁금한 게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가격 상한제를 둔다는 게 한참 이슈였잖아요. 그런데 가격 상한제에도 러시아는 아무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요? 왜 그런가요.

“작년 초부터 이슈였죠.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 제재로 인해 러시아산 원유 공급에 엄청난 차질이 발생할 거라고 보고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았거든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별일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첫째로 정작 제재를 가한 서방국이 꾸준히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했습니다. EU만 해도 전체 원유 수입에서 러시아산 비중이 25% 정도였고요. 중국도 2021년보다 2022년엔 수입량을 20% 정도 늘렸고요. 게다가 인도가 2021년엔 하루 3만 배럴 정도밖에 수입을 안 했는데, 갑자기 작년엔 100만 배럴을 수입했어요. 33배가 는 거죠. 그럼 서방국은 왜 인도를 그냥 놔줬느냐. 서방국가는 물가상승 압력 때문에 지금 금리 인상을 하는 거잖아요. 물가상승의 근본 원인은 에너지 대란이고요. 그러다 보니까 인도는 수입한 러시아산 원유를 재가공해서 유럽과 미국에 열심히 팔았죠.

만약 진짜로 러시아를 정밀 타격하려고 했다면 제3자 제재를 가했어야 합니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하는 국가엔 우리가 금융제재 할 거야’라고 했으면 깔끔하게 끝나요. 그런데 문제는 EU가 아직도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한단 말이에요. 그래서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애매한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가격상한제 도입은 했죠. 배럴당 60달러로요. 문제는 지금 러시아산 우랄원유 판매 가격이 60달러 미만입니다. 따라서 (가격상한제가) 사실상 무용지물이고요. 설사 이걸 좀 넘더라도 러시아 입장에선 그냥 몇 달러 낮춰 팔면 그만입니다.

그러한 이유들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공급 차질 우려는 사실 급격하게 줄어들었고요. 지금도 12월 기준으로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은 거의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는 상황인 거죠.”

지난해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 OPEC 플러스의 감산 결정 등이 원유 공급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아직까진 별일 없이 지나갔다. 게티이미지

-말로만 겁주고 실제로는 서방에서 별로 한 게 없었군요. 그리고 지난해 10월에 ‘OPEC 플러스’가 감산을 결정해서 큰일 난 것처럼 미국에서 큰 이슈였는데요. 그것도 요즘 잠잠하네요?

“사실 OPEC 플러스의 역대 최대 감산는 코로나 직후였거든요. 당시 970만 배럴을 감산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엔 꾸준히 감산량을 줄였습니다.어찌 보면 증산을 한 거죠. 그러다가 결국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생산량을 회복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뭐냐면 OPEC 입장에선 ‘우리 이제 감산 중단했어’라고 하면 유가가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OPEC 플러스가 지난해 10월에 ‘우리가 8월 생산 목표량 대비해서 200만 배럴 감산할 거야’라고 얘기했어요.

여기에서 맹점이 뭐냐하면, 원래 OPEC국가들은 감산 합의를 할 때 ‘실제 생산량’을 기준으로 감산량을 정합니다. 그런데 이번엔 ‘생산 목표량’ 대비 감산량을 정했습니다. 이게 무슨 차이냐면요. 8월 생산 목표치가 실제 생산량보다 훨씬 높았거든요. 그 생산 목표치를 기준으로 200만 배럴을 감산한다고 한 거죠. 그럼 결과적으로 어떻게 됐느냐. 막상 지난해 11, 12월 감산을 할 땐 실제 감산량은 200만 bpd(barrels per day : 일일 생산 배럴)가 아니라 70만 bpd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또 12월에 무슨 일이 있었냐면 ‘앞으로 우리는 매월 감산 합의를 하지 않고 6월에 다시 감산 회의를 열겠습니다’라고 했어요. 이건 무슨 뜻이냐면 원래 시장은 매월 감산회의가 열릴 때마다 추가 감산에 대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OPEC이 추가 감산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감산 회의를 6월로 늦춘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였다면 사우디나 러시아가 합심을 해서 추가 감산을 합니다. 두 나라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너네 여력 없지? 오케이, 그럼 우리가 추가 감산할게’라고 이끌어 갔는데요. 지금은 원유 수요 자체가 줄어들어서 유가가 하방 압력에 노출된 상황이거든요. 원래 감산이라는 게 감산한 비율(물량의 감소)보다 감산으로 인한 유가 상승분(가격의 상승)이 더 높아야 총량적으로 메리트가 생기는 거잖아요(매출=물량*가격). 그렇지 않고 유가가 내려가는 상황에서는 감산할 명분이 사라지죠.

더욱이 사우디는 현재 네옴시티에 집중하고 있고, 러시아는 전쟁 중이기 때문에 리더십을 통해 추가감산을 해서 유가를 지지해야 할 요인이 사라져 있습니다.”

-리더십을 발휘할 형님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너무 바쁘군요. 그 결과 OPEC 플러스의 감산 때문에 유가 급등하고 큰일 나는 거 아닌가 했는데 별일 없었고요.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증산에 나설 가능성이 있나요?

“지금도 미국은 꾸준하게 증산을 하고 있긴 합니다. 다만 워낙 미미하기 때문에 증산량이 명확하게 확인되진 않는데요. 미국의 원유 증산을 이끌어 가는 건 퍼미안 지역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셰일 분지인 퍼미안 지역 생산량이 계속 역대 최고치를 갱신 중입니다.

텍사스주 퍼미안 지역은 다른 분지보다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500만 배럴 정도인데요. 원유 매장량도 워낙 많고 재고창고가 있는 쿠싱 지역과 가깝고, 텍사스 항구까지 거리도 짧고, 서비스 업체도 몰려있다 보니 저렴한 비용을 빨리 증산할 수 있습니다.”

김광래 선임연구원은 매주 금요일 삼성선물 유튜브 채널에서 원자재 시장 관련 라이브 방송을 한다. 그는 인터뷰를 하면서 삼성선물 유튜브 라이브를 많이 봐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요즘 미국의 전략 비축유가 38년 만에 최저치라는 기사도 연이어 나옵니다. 아마 지난해 많이 방출을 해서 그런가 본데요. 비축유 재고가 너무 적다는 건, 달리 보면 앞으로는 좀 채워 넣어야 하니까 유가엔 상승 요인 아닌가요?

“맞습니다. 그런 의견이 시장에 존재하고 실제 어느 정도 영향이 있긴 합니다. 다만 과거와 차이가 있다는데요. 전략 비축유가 전시 상황에 대비해서 원유 수입이 완전히 끊겼을 때 100일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규모를 유지한다는 게 기본 전제였거든요. 과거엔 이 말이 맞았습니다. OPEC에 대한 원유 수입 의존도가 70~80%에 달했거든요.

지금도 미국이 원유 수입을 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중동 국가로부터의 수입은 5%에 불과합니다. 캐나다에서 300만 배럴, 멕시코에서 100만 배럴 수입하고요. 나머지는 미국이 자국 내에서 1200만 배럴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만큼 전략 비축유의 중요도가 높진 않습니다.

다만 전략 비축유가 계속 감소하는 것은 어느 정도 유가 지지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는데요. 바이든 정부가 이달부터 일부나마, 300만 배럴 정도를 바이백한다고 합니다.”
장기적으로 원유수요가 급감할 이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한 10차 방정식을 푸는 것처럼 국제 유가를 결정하는 요인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올해는 유가가 안정세를 띨 거라는 전망이 대세이더라고요.

“기본적으로 금년도 유가 수준은 70달러 부근에서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을 합니다. 급격한 금융위기가 아닌 경기 침체가 서서히 반영된다는 가정 하에 보수적으로 말씀을 드린 거고요.

금리 인상 최상단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데다 높은 금리가 유지되는 기간이 최소 6개월 이상일 거기 때문에,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려면 빨라야 올해 4분기로 예상되고요. 중국 리오프닝 기대가 있지만 사실 중국의 코로나 확산세, 더 나아가서는 중국의 해외여행으로 다른 국가까지 재확산될 거란 우려도 같이 반영되고 있거든요.

또 한 가지 변수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가능성인데,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최근 러시아가 갑자기 뜬금포로 1월 7일까지 36시간 동안 일시 휴전하겠다고 일방 통보했는데요. 어찌 보면 러시아가 지금 상대적으로 수세에 몰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러이사의 가장 큰 무기가 유럽 천연가스였거든요. 그런데 유럽이 빠르게 천연가스 재고를 확보하기도 했고요. 1월 유럽 날씨가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하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재고가 반등하고 있단 말이죠. 러시아 입장에서도 아마 아차 싶었을 거예요. 거기다가 미국과 프랑스는 장갑차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하고요. 그래서 지금 한국식 휴전, 그러니까 38선 같은 선을 긋고 휴전할 가능성도 언급이 된다는데요.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 전쟁여력이 소실된 러시아, 에너지 대란을 크게 겪었던 유럽 국가 모두 확전을 부추길 요인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땐 어느 정도의 (휴전) 합의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갑자기 휴전이 된다고 해도 러시아의 그동안 행보를 감안했을 때 급격한 유가 급락을 보이진 않을 것 같아요. 휴전을 해도 러시아가 어느 정도 카드는 쥐고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할 걸로 봅니다.”

세계 원유 수요의 절반은 운송 관련이다.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전환되는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장기적으로 원유 수요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티이미지 

-연구원님의 전망 보고서에서 눈에 띄었던 게 ‘전기차 시대가 오면서 구조적으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전기차가 대세가 되고, 내연기관차량 생산이 중단된다면 확실이 원유수요가 확 줄어들까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판매대수를 넘어서는 시점을 과거엔 2035년으로 봤는데요. 지금은 더 앞당겨져서 2032년 정도라고 합니다. 승용차 기준으로 내연기관차 1대가 전기차로 전환됐을 때, 1년에 감소하는 원유수요가 0.03bpd입니다. 이게 별로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이겠지만 해마다 계속 누적됩니다. 그래서 2019년까지 승용차의 전기차 전환으로 줄어든 원유 수요가 70만 배럴 정도로 추정됩니다.

중국은 현재 판매되는 차량 중 전기차 비중이 35%에 달하고요, 유럽이 25%, 한국도 10~15%, 미국이 10% 정도 됩니다. 전체 원유 수요에서 운송 관련 수요가 50%가 넘거든요. 이게 꾸준하게 감소한다는 건 장기적 관점에서 원유의 대규모 수요 감소요인이 될 겁니다.

일각에선 이렇게 주장해요. 전기차가 늘어나면 전기수요도 늘어날 거고, 그럼 이와 관련한 원유 수요도 늘어나지 않겠느냐, 원요로도 전기를 일부 생산하니까. 그런데 전 세계 전기 생산량에서 원유로 생산하는 비중은 1%밖에 되지 않습니다. 미국은 0.5%에 불과하고요. 그래서 2032년에 도달했을 때, 전기차 전환으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분은 하루 평균 1200만 배럴로 예상 됩니다. 이것도 매우 보수적으로 잡은 건데요. 빠르게 전기차로 전환되고 있는 버스나 트럭, 이륜차는 제외한 수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열풍이 불고 있잖아요. 문제는 지금 원유라는 이 거대한 탄소 배출시장에서 대규모 수요를 대신할 만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물론 천연가스나 원자력처럼 선진국들의 입맛대로 갑자기 친환경으로 포함시킨다든지, 이렇게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지금 현재로서는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에 따른 수요 감소를 대체할 것이 부재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사우디아라비아나 UAE가 급격하게 수소경제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고요. 전 세계에서가장 수익성이 좋은 아람코를 일부 상장하기도 했죠. 만약 향후 수익성이 계속 좋다고 예상했으면 굳이 이걸 상장해서 지분을 팔 이유가 없겠죠. 체제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풀 레버리지는 위험하다’는 건 원유 선물 파생상품 투자할 때도 진리. 게티이미지

-원유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하려는 수요도 상당하잖아요. 원유 ETN이나 ETF로 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특히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품에 투자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오늘 인터뷰를 보고 ‘원유 가격 하락에 베팅해볼까’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개인 투자자가 원유 파생에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은 뭐가 있을까요.

“실제로 지난해 말에 미국이 ETP 투자 관련해서 세금을 부과한다고 해서 저희 삼성선물에 많이들 문의를 주셨더라고요. 개인투자자들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건 절대로 풀(full) 레버리지를 쓰면 안 된다는 겁니다. 일부 상품, 예를 들어 7배까지 레버리지를 쓸 수 있다고 가정하면요. 1300만원을 가지고 한 1억원 정도 어치를 투자할 수 있는 건데요. 문제가 뭐냐면 1억원 정도 베팅할 수 있어서 수익을 크게 낼 수도 있지만, 풀 베팅을 하면 시장의 변동성을 방어하지 못하고 자산이 그냥 소멸돼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시장이 13%만 움직여도 자산이 0원이 돼버릴 가능성도 있는 거죠. 항상 어느정도 여유 버퍼를 가지고 안정적으로 레버리지를 운영해야 한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단순하게 주식처럼 단타 매매로 빨리 수익을 내보자라고 접근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꾸준하게 수익 낼 수 있는 게 선물시장이거든요. 그 부분을 감안하셔서 투자하셨으면 합니다.” By. 딥다이브 세계 경제성장률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나도 많은 원유시장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공부가 되는 인터뷰였습니다. 원유시장 관련한 주요 내용을 요약해드리자면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원유수요가 늘어날 거란 기대가 유가에 반영되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은 원유수요를 줄일 요인입니다.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거란 우려가 많았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OPEC 플러스의 감산 정책은 결과적으로 별일 없이 지나갔습니다. 미국은 꾸준히 증산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 부근에 안착할 가능성이 큽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가 휴전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급락하진 않을 걸로 봅니다.

-전기차 시대가 오면서 원유수요는 장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사우디나 UAE가 수소경제로 가겠다고 하는 이유입니다.*이 기사는 1월 10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직접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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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