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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입국자 관리 시스템 먹통, PCR 대상 이틀간 확인못해

입력 | 2023-01-04 03:00:00

어제 오후에야 복구… 검사 안내
중국發 입국자 확진율 20% 육박




중국발 입국자 코로나19 검사 의무화 이틀째인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중국발 입국자들이 접수를 하고 있다. 2023.01.03. 뉴시스

방역당국의 중국발 입국자 관리 시스템에 오류가 생겨 2, 3일 이틀 동안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안내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에서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입국자 최소 5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중국발 변이 바이러스 유입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당국의 관리가 허술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일부터 시작된 대(對)중국 방역 조치에 따르면 중국발 입국자 중 내국인과 90일 초과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은 입국 후 하루 안에 사는 곳 근처 보건소에서 유전자증폭검사(PCR)를 받아야 한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정보 관리 시스템’에 접속해 이들의 명단과 연락처 등을 확인한 뒤 PCR 검사를 안내하기로 했다.

하지만 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시스템에 오류가 생기면서 2일부터 지자체에서 PCR 검사 대상자를 확인하지 못했다. 시스템은 3일 오후 6시 반경 복구됐다. 서울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대상자들에게 PCR 검사를 받으라고 빨리 안내해야 하는데 명단이 없어 답답했다”고 말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시스템 오류를 인지한 뒤 3일 새벽 각 지자체에 PCR 검사 대상자 명단 등을 따로 전달했다”며 “오류의 원인은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2일 하루 동안 중국발 항공기·선박을 통해 1052명이 입국했다. 이 중 90일 이내 단기체류 외국인 309명이 도착한 후 인천공항 검사센터에서 PCR 검사를 받았고 그중 61명이 확진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양성률이 19.7%인 셈이다.




홍콩-마카오發 입국자도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화



中 입국자 관리 먹통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공항 관계자들이 중국에서 입국한 승객들을 분류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날부터 중국에서 항공편이나 배편을 통해 입국한 전원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하는 등 고강도 방역 대책을 실시했다. 인천=공항사진기자단



3일 오후 현재까지 확인된 중국발 확진자 수(61명)는 단기체류 외국인 309명의 검사 결과만 포함된 수치다. 내국인과 장기체류 외국인 743명은 입국 24시간 이내에 거주지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기 때문에 이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의 검사 결과가 발표되면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입국한 확진자가 증가한다는 것은 이들을 통해 국내에 변이 바이러스가 유입될 확률도 높아진다는 의미다. 현재 중국의 코로나19 대유행을 주도하는 BF.7 변이는 지금까지 나온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변이 중에서도 감염력이 가장 센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방역당국은 “BF.7이 국내 우세종인 BA.5보다 검출 속도가 25% 더 빠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다만 BF.7에 감염됐을 때 더 중증으로 악화된다는 보고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BF.7 감염자는 전체 감염자의 3.7% 정도다.

한편 정부는 홍콩과 마카오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강화된 방역 조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7일부터 홍콩과 마카오발 입국자는 항공기 탑승 전 48시간 이내에 받은 유전자증폭(PCR) 검사 또는 24시간 이내에 받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정부가 중국 본토에만 고강도 방역 조치를 적용하고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인 홍콩, 마카오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이들을 제외해 ‘방역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홍콩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고 최근 홍콩발 입국자 수가 중국발 입국자 수를 추월한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홍콩발 입국자는 4만4614명으로 중국발 입국자(3만7121명)보다 많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