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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30여명에 얼차려…“80년대냐” vs “교권침해 우려”

입력 | 2022-11-15 14:58:00

지난 7일 강원 지역의 한 고등학교 본관 중앙현관 앞에서 학생 30여 명이 얼차려를 받는 모습. 시청자 제보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집단 얼차려를 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교육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 본관 중앙현관 앞에서 급식 봉사활동을 맡았던 학생 30여 명이 엎드려뻗쳐 얼차려를 받았다.

봉사활동에 학생 7명만 참여했다는 게 얼차려 이유였다. 이 봉사는 학교생활기록부에 내역이 기재되는 공식 활동으로 알려졌다.

당시 얼차려를 지켜본 학생들은 커뮤니티 등에 관련 사진을 올리며 교사의 체벌을 ‘똥군기’라고 비판했다. 일부 학생은 도교육청 국민신문고에 신고했다.

상황을 보고 있던 한 학생은 체벌이 10분 이상 이뤄졌다고 주장했으나, 학교 측은 담당 교사가 1분 정도 엎드려뻗쳐를 시킨 후 바로 일어나게 했다고 밝혔다.

학교 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사진을 찍어 올리고 신고하면서 사건이 실제보다 확대된 측면이 있다”며 “체벌받은 학생들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담당 교사는 말로 해도 될 것을 행동으로 보여 후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건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지금이 80~90년대도 아니고” “말로도 훈육할 수 있지 않나” “얼차려는 심한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이 정도는 교사로서 할 수 있는 훈육이다” “신문고에 올릴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교권이 바닥임이 드러났다” 등의 의견도 제기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당연히 체벌은 안 되지만 학교는 학교생활 규정에 따라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 교권도 침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교육활동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해당 학교는 교내 체벌이 금지된 사항인 만큼 이번 일을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지자체와 경찰이 오는 21일 함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