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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총리 “이재용-신동빈 광복절특사 건의”

입력 | 2022-07-28 03:00:00

“대통령에 건의할 것” 국회답변
김한길 통합위원장도 사면 언급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8·15 광복절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27일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사회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 부회장이나 신 회장 등 경제인 사면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 대통령께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는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의 질문에 “건의하겠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세계는 반도체 전쟁 중”이라며 “총사령관이 나서서 전쟁을 진두지휘해야 하는데 억압돼 있다. 총사령관 중 한 명인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질의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총리가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직접 윤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부회장 등 경제인 특별사면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도 이날 ‘국민통합’ 차원에서 특별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경제 위기 상황 등을 고려해 경제인 사면 및 복권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데다 국민 여론도 우호적”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 부회장은 이달 29일로 형기가 만료된다. 이 부회장의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형 집행 종료 이후 5년간 취업제한 규정을 적용받는데 복권이 이뤄져야 제한이 풀려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가능해진다. 신 회장은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정치권 “기업인 사면, 국민여론도 우호적”

이재용-신동빈 특사 건의
재계도 “기업인 사면 적극 검토를”
법무부, 광복절 특사 내달초 의결
이명박-김경수 사면 여부도 관심



정치권에서는 한 총리와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이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사면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재계는 이날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사면 관련 언급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속속 발표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기업인들이 세계 시장에서 활발히 뛸 수 있도록 기업인 사면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도 “최근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총수 부재로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이 지연될 경우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국내 반도체 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고심을 이어가는 가운데 법무부는 특별사면 대상을 추리는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면은 다음 달 초 열리는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야 확정된다. 위원장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의 뜻을 전달받아 주요 인사들의 사면 여부를 논의한 뒤, 사면심사위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공포되는 식이다.

정치권에선 경제계 인사 외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김 전 지사의 사면에 반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국민 통합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김 전 지사도 포함돼야 한다”고 했고 같은 당 이원욱 의원도 “김 전 지사 사면 없는 8·15 대사면은 졸속사면, 진영사면”이라고 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2.7.27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 위원장도 이날 ‘국민 통합’ 차원에서 특별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민통합위 출범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면서도 “다만 국민 통합을 위해 의미 있는 사면이라면 그 내용이 어떻게 되는 것이 좋겠는가를 통합위원들이 제게 말할 것이고, 그런 말씀을 종합해 필요하다면 대통령에게 그 뜻을 전하겠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