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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출신 자코모 카사노바(1725~1798)는 바람둥이의 대명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자전적 기록에 따르면 카사노바는 공식적으로 122명의 여성과 관계를 맺었다. 하지만 영국의 극작가 데이비드 그레이그가 2001년 완성한 희곡에서 카사노바가 만난 여성은 무려 1000명. 그럼에도 공허함을 느끼는 카사노바는 유럽 전역을 누비며 마지막 운명의 상대를 찾아 헤맨다.
영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데이비드 그레이그의 ‘카사노바’가 신예 스타 연출가 임지민 연출가(38)의 손을 거쳐 연극으로 태어났다. 국내 초연되는 ‘카사노바’는 젊은 예술가의 창작 실험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새롭게 단장한 국립정동극장 세실의 개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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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을 처음 읽었을 때 한 장의 그림이 떠올랐어요. 네모난 액자 안에서 카사노바는 여성과 정사를 나누고, 캐비넷 메이커는 그 액자에 망치질을 하고, 미세스 테넌트가 세 사람을 흐뭇하게 바라보죠. 그 모습을 공간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카사노바는 상대에 따라 감각적으로 변화, 교감할 수 있는 인물이고, 캐비넷 메이커는 변하지 않는 자신의 관점으로 상대를 대하는 사람이에요. 섣불리 한 쪽 편을 들고 싶진 않았습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본 관객이 직접 판단하게 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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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배우들의 리얼한 호흡, 그 체험을 극대화하는 게 무대예술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왕 무대에서 하는 거라면 살아있는 몸들이 관객에게 생생한 체험으로 다가오는 게 더 ‘대박’ 아닐까요.”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