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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검수완박 중재안 본회의 올라오면 당연히 찬성”

입력 | 2022-04-26 20:27:00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4.26/뉴스1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의 캐스팅보터로 꼽혀 온 정의당이 26일 더불어민주당과 사실상 손을 잡기로 하면서 민주당으로선 4월 국회 내 법안 처리에 청신호가 켜졌다. 민주당은 이날 ‘연말까지 검찰의 선거범죄 수사권을 존치시키자’는 정의당 측 수정안을 긍정 검토하기로 했다.

정의당의 협조로 국민의힘 측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강제 종결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낸 민주당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한 뒤 이르면 27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 정의당 “합의안 당연히 찬성”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26일 “합의안이 본회의장이 올라오면 당연히 찬성”이라고 했다. 배 원내대표는 박 의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양당 원내대표와 의장님께서 중재를 했고 그 중재안에 대해서 양당 의총서 인준을 받고 만들어진 합의안”이라며 “이 합의안에 대해 정의당은 4월 국회 내 처리돼 한다고 이미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의 가세로 법안의 처리는 본회의 상정 이후 일사천리로 진행될 전망이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의 종결은 재적의원의 5분의 3이상(180석)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171명이 한 명의 이탈자도 없이 전원 찬성한다는 전제 아래 박 의장 등 민주당 출신 무소속 6석에 기본소득당 1석,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 등을 모두 모아도 179석으로 한 석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의당(6석)이 가세한 것”이라고 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맞대응 카드로 고려했던 ‘회기 쪼개기’를 위한 수싸움의 부담도 덜게 됐다.

국민의힘은 일단 필리버스터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강행 처리하면 필리버스터 등 국회법이 정한 모든 절차와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했다.

필리버스터는 국민의힘이 본회의가 열리기 전 신청하면 시작된다. 이어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종결을 신청하면 24시간 뒤 무기명 투표를 진행해 재적의원의 60% 이상 찬성할 경우 곧장 해당 법안에 대한 표결을 하게 된다.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각각 진행하더라도 사흘이면 두 개 법안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것. 주말에도 본회의를 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달 3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마지막 국무회의까지 약 일주일 여유가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제 이탈표가 생기지 않도록 본회의까지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하면 된다”고 했다.


● 尹 정부 출범 앞두고 협치 부담
민주당과 정의당이 손을 잡으면서 윤석열 정부는 쉽지 않은 정권 교체기를 맞게 됐다. 당장 새 내각 인사청문 대상의 첫 타자인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청문회가 26일 결국 파행으로 끝난데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을 일찌감치 ‘낙마 리스트’에 올려두는 등 줄줄이 충돌을 예고한 상태다.

새 정부의 내각 구성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주요 굵직굵직한 사안들도 180여 석을 지닌 ‘거야(巨野)’의 도움 없이는 국회 문턱을 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민주당은 연일 국회 협치 파기의 탓을 윤 당선인 측을 향해 돌리며 공세 수위를 올렸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은 합의 파기에 모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입법을 비롯해 모든 국회 상황에 대해 대통령 재가를 받을 작정이냐”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윤석열 인수위와 국민의힘의 오락가락 말 바꾸기는 국회 합의를 모독하고 여야 협치를 부정하는 도발”이라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