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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감염자 포함하면 ‘인구 절반’ 감염…이미 집단면역?

입력 | 2022-04-05 10:19:00

4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2.4.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5일 0시 기준 1426만여명을 기록했다. 숨은 감염자를 포함하면 전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감염됐다고 추정된다.

최근 유행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우리도 집단면역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희망 섞인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당장 거리두기 조치를 크게 완화할 수는 있어도 집단면역은 좀 더 멀리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6만6135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426만7401명을 기록했다. 행정안전부 2021년 12월 주민등록인구현황 5131만7389명 대비 27.8%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경험이 있는 셈이다.

발생 추이를 고려하면 누적 확진자는 이번 주중으로 1500만명선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BA.1)과 스텔스 오미크론(BA.2)은 상기도 감염에 그치는 탓에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무증상·경증 환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높은 전파력에 비해 치명률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미크론 확진자의 숨은 감염자는 이전 유행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신이 감염된 지조차 모르는 상태로 돌아다니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일반인은 정확도가 비교적 떨어지는 신속항원검사로 검사하고, ‘샤이 오미크론’으로 일컫는 검사 거부자들까지 포함하면 숨은 감염자 규모는 더 클 수 있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1500만명 이상 감염이 됐으면, 이미 국민들의 50% 이상은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예방접종률도 높고, 치료제 도입 등을 생각하면 (방역 완화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확진자 발생은 다시 20만명선으로 올라섰지만, 전주(3월29일) 34만7490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8만1355명이 줄어든 수치다. 3월 중순 40~60만명선 정점에서는 확실히 한 계단 내려왔다.

4일부터 실시된 거리두기 완화(10명·밤 12시) 영향은 이번 주중까지 더 평가해야 하지만, 감소세는 분명하다는 평가다. 영국·이스라엘 등 해외 사례에서도 인구의 20~30% 감염이 지나면서 완연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다만 코로나19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집단면역’ 보다는 코로나19를 풍토병처럼 관리하는 ‘엔데믹’ 형태를 지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국내에서는 강력한 거리두기 정책과 3T(검사·추적·치료) 전략으로 확진자 발생을 크게 억제하고 숨은 감염자를 최대한 찾아냈다. 이로 인해 애초에 숨은 감염자 수가 적어 ‘집단면역’을 위해서는 감염 되어야 할 숫자가 더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유행은 감소세로 접어들었음에도 감소 폭은 더디게 줄어들고 있다.

새로운 변이 등장 여부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최근 영국·대만 등에서는 BA.1과 BA.2가 결합한 XE변이가 등장했다. 기존 BA.2 변이보다 전파력이 10%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전에 자연면역을 획득한 사람에게 큰 위협은 되지 않아도, 더 이상 감염이 발생하지 않는 집단면역의 기준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백 교수는 “국민들이 90% 이상 감염이 됐다 하더라도 높은 감염재생산지수를 생각하면 유행은 지속될 수 있다. 집단면역이라는말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며 “엔데믹처럼 최대한 관리가 가능한 상황으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