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News1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5일 남한이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다면 “핵전투무력이 자기의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재차 위협을 가했다. 지난 3일 대남 위협 담화에 이어 이틀만에 발표한 담화를 통해서다.
김 부부장은 지난 3일 서욱 국방부 장관의 ‘사전 원점 정밀타격’ 관련 발언을 비난한 담화를 낸 지 이틀 만인 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다시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이날도 서 장관의 발언을 언급하며 “대단히 큰 실수”라며 “우리를 적으로 칭하며 그 어떤 조건하에서라는 전제를 달고 선제적으로 우리를 타격할 가능성에 대해 운운한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하고 좋지 않은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다만 그는 “원수님(김정은 당 총비서)께서 이미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며 남조선이 아님을 명백히 밝혔다”라며 “그 누가 우리를 다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단코 그 누구를 먼저 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김 총비서가 국방발전전람회 연설에서 “남조선과 미국이 주적이 아니라 전쟁 그 자체가 주적”이라고 발언한 것이 여전히 유효함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총포탄 한 발도 쏘지 않을 것이다”라며 “남조선을 무력의 상대로 보지 않으며, 서로 싸우지 말아야 할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쌍방의 군대가 서로 싸우면 전쟁이나 전투에서 누가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우리 민족 전체가 반세기 전처럼, 아니 그보다 더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라고도 했다.
그렇지만 “남조선이 어떤 이유에서든, 설사 오판으로 인해서든 서욱이 언급한 ‘선제타격’과 같은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상황은 달라진다”며 “남조선 스스로가 목표판이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의 이번 담화는 서 장관의 발언에 대해 거듭 비난을 가하고 있지만 이틀 전에 비해 보다 상세한 입장을 담고 있다. 또 지난 담화에서 언급된 위협에 따른 ‘실제 행동’에 대해서도 아직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
남측이 먼저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면 북한 역시 물리적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한 것은 결국 출범을 한 달 앞둔 차기 정부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며 대북정책 구상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김 부부장의 담화도 지난 담화와 마찬가지로 북한 전 주민이 보는 신문에 실렸다. 북한은 새 정부와 일단 ‘거리두기’를 하면서 기싸움을 이어가고 이를 주민들에게도 인식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