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우크라 17조원 지원 합의…백악관 요청액의 2배

미국 의회가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136억달러(약 16조7266억원) 규모의 군사·인도주의 지원안을 마련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민주·공화 양당의 하원 지도부는 이날 136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는 백악관이 요구한 64억달러의 2배 이상이다.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가 불어난 것은 우크라이나 피해가 커진 상황에서 재정적 지원과 함께 무기 지원도 필요하다는 데 양당이 뜻을 모은 결과로 풀이된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공동 성명에서 “용감하고 자유를 사랑하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이 지역의 동맹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침공에 맞서 싸우기 위해 시급히 필요한 투자를 받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지원안은 오는 9월까지 정부 재정에 사용될 1조5000억달러 규모의 예산안에 포함됐다. 예산안은 이날 중 하원에서 처리돼 11일 상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지원금 136억달러 중 65억달러는 국방부에 배정됐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지원한 무기의 보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 전선의 미군 배치, 정보 활동을 통한 우크라이나군 지원 등에 사용된다.

우크라이나 국내외 난민 지원 등 인도주의적·경제적 지원에는 67억달러가 투입된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에는 26억5천만달러를 할당해 우크라이나 국내외 난민에 대한 긴급 식량 지원과 보건 서비스 등에 사용토록 할 예정이다.

또 1억2000만달러는 법무부와 재무부에 보내 러시아 경제를 압박하기 위해 부과한 제재와 수출 통제 조치 위반자를 기소하는 데 사용한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지원안이 포함된 정부 예산안 처리를 위해 논의과정에서 쟁점이 된 156억달러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지출안을 예산안에서 삭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