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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코로나 위험도 ‘매우 높음’…위중증-사망 늘어 ‘병상 대란’ 우려

입력 | 2022-03-07 16:32:00


인천 시민들이 7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신트리공원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검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News1

방역당국이 7일 전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도 등급을 5개(매우 낮음~매우 높음) 단계 중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평가했다. 올해 들어 전국 기준 코로나19 위험도는 계속 ‘중간’ 또는 ‘높음’이었는데 처음으로 ‘매우 높음’ 단계로 악화된 것이다. 이달 중에 확진자 수가 정점에 이르더라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계속 증가해 앞으로 의료체계에 큰 부담을 줄 것이란 우려도 이어진다.
● ‘스텔스 오미크론’ 1주 만에 2배로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매주 18개 지표를 통해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 평가하고 있다. 최근 급격히 나빠진 지표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 중환자 병상 가동률 등이다.

7일 0시 기준 국내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70명 증가한 955명이다. 이들은 모두 인공호흡기 등 기계에 호흡을 의존하는 코로나19 중환자다. 여기에 코로나19에 확진돼 중환자 병상에 입원했지만 스스로 호흡할 수 있어 ‘위중증 환자’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이들도 688명이나 된다. 즉 코로나19 중환자 치료 병상에 입원한 사람이 총 1643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날 0시 기준 사망자도 139명으로 닷새 연속 세자리 수로 집계됐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59.8%로 한 달 전인 2월 7일 가동률(18,4%)의 약 3배에 달했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인 ‘BA.2형’(스텔스 오미크론) 감염자도 늘고 있다. 최근 1주일(2월 27일~3월 5일) 스텔스 오미크론의 국내 감염 검출률은 22.9%로 직전 주(10.3%)의 약 2배로 증가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평가에 따르면 스텔스 오미크론은 기존 오미크론보다 약 30% 전파력이 강하다”며 “해외 연구 결과를 봤을 때 (기존 오미크론과) 중증화율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 사실상 ‘자율 방역’ 맡긴 정부

방역당국은 현재 유행이 3월 중순경 정점에 다다르고, 이때 하루 확진자 수가 최대 35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유행의 정점이 지나더라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감소세로 전환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병상 대란’이 그대로 되풀이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 수 정점 이후 1, 2주 사이에 위중증 환자가 3, 4주 사이에는 사망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지난해 말 병상 부족으로 수도권 중환자가 비수도권 병원에 입원하던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백신 접종 완료자에겐 0.08%로 독감과 비슷하지만 미접종자에겐 0.6%로 독감의 6배 이상”이라며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을 독감 수준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백신을 접종했을 때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접종 중요성을 반복 설명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1일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중단되면서 방역당국 차원에서 백신 접종을 독려할 유인이 사라졌다. 사회적 거리 두기도 계속 완화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제는 미접종자가 자율적으로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한다”며 “그게 싫다면 최대한 감염이 안 되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