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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마이클 샌델과 ‘능력주의-공정 화두’ 온라인 대담

입력 | 2021-12-21 17:17:00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 교수와 ‘공정’을 주제로 온라인 화상 대담을 했다. 21일 서울 중구 정동아트센터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두 사람은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을 언급하며 능력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를 나눴다.

이 후보는 “저성장 늪에 빠지면서 청년층은 기회 자체가 적어 경쟁이 전쟁이 되고 친구는 적이 되는 상황”이라며 “ 공정성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고, 오로지 ‘시험 결과만으로 해야지 왜 소수자나 약자를 배려하느냐’는 생각까지 빠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샌델 교수가 저서에서 다룬 대학입학 추첨제를 언급하며 “차라리 (대학입학) 추첨제도가 더 공정하지 않겠냐는 문제 지적에 저도 공감하는 바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쟁이 격화하니 소수자·취약층의 할당제를 통으로 폐지하자는 이야기가 많다.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며 “힘든 곳은 더 많이 배려하고 더 짧은 곳은 길게 지원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샌델 교수 역시 “능력주의는 결국 평등보다는 사회 전반의 불평등을 가져왔다”며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능력주의의 결함과 체제에서 밀려난 사람들에게 주는 패배감을 잘 나타내준다”고 했다. 그는 “명문대에 입학한 엘리트층의 ‘내가 노력해서 입학했고 성공했다’는 태도는 미국에서 포퓰리즘이 유행하게 된 원인”이라며 이런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명성 있는 대학에 입학하지 않더라도 적정한 삶의 수준을 누릴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이 후보의 행보는 공정을 앞세워 최근 불거진 아들 관련 논란을 돌파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여당의 언급 자제령에도 불구하고 여권 인사들의 구설은 계속됐다. 민주당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은 최근 불법도박 의혹이 불거진 이 후보 장남의 자산 형성 과정에 대해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라면 30대 남자가 2000만~3000만 원 돈 못 벌겠냐.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그 정도는 벌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현 대변인은 이날 TBS 라디오에서 “자꾸 도박과 연결시키는 것은 억측이다. (장남이) 30살인데 그 동안 일도 안하고 가만히 놀았겠냐”며 이 같이 주장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