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삼성전자 제공)© 뉴스1
반도체 업계와 미국 연방 관보 등에 따르면, 정보제출 마감시한인 미국 현지시간 8일 자정(한국시간 9일 오후 2시)을 앞두고 20여개 업체가 미국 상무부에 반도체 정보 응답 서식을 제출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전 세계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에 Δ생산능력 Δ제조공정 Δ생산품 Δ고객사 Δ리드타임 Δ제품재고 Δ공급이상 등의 항목에 대해 답할 것을 요청했다.
미국에선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오토키니톤, 이솔라 등이 자료를 제출했으며, 이스라엘 반도체 수탁업체인 타워세미컨덕터도 자료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출 시한 막판까지 가능한 민감한 정보는 최소화하는 수준으로 제출 자료의 수위를 조절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체마다 영업기밀로 판단하는 부분에는 차이가 있지만 고객정보, 제품재고 항목 등은 민감한 정보로 꼽히는 만큼, 마지막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겠다는 것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1)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도 “내부 검토 중이고, 정부와도 이 건에 대해 소통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M16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2021.2.1/뉴스1
타워세미컨덕터는 고객사에 대해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 않고 ‘휴대폰 산업’, ‘데이터 센터 산업’ 등으로 두루뭉술하게 정보를 제출했다. 재고 정보도 ‘수일’(days)이라고 표기했다.
TSMC도 공개된 제출서류에는 대부분을 빈칸으로 했고, 추가 서류는 ‘제한’을 건 채 제출했다. ASE는 모든 정보요청 항목에 아무것도 기입하지 않은 채로 응답 서식을 냈으며, 마이크론도 제한으로만 자료를 제출했다.
이들이 제출한 정보는 누구나 확인할 수 있지만 제한(restricted)으로 제출한 자료는 미국 상무부만 열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련한 정보까지 미국 정부에 넘어가게 되면 그 고객사와의 신뢰가 깨지는 것은 물론, 기업의 생명인 영업비밀이 고스란히 노출돼 향후 사업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여러 가지를 고려해 대응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