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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시간 없다” 英총리…전세기 이용해 ‘뭇매’

입력 | 2021-11-02 17:20:00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개최국 수장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역설해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정작 총회서 친환경 교통수단 대신 전세기를 이용해 여론 뭇매를 맞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2일 COP26 개최지인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런던으로 돌아갈 때 전세기를 이용할 예정이다.

존슨 총리는 지난 주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에어버스 A321기를 이용해 글래스고로 이동했으며, 런던으로 돌아갈 때도 같은 비행기를 이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A321기는 영국 타이탄 항공을 통해 전세한 것으로, 존슨 총리가 평소 사용하던 기종과 다른 것이다.

런던까지 육로로 연결된 글래스고에서 열차 대신 이산화탄소를 대량 배출하는 비행기를 이용하려 하자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존슨 총리가 이날 COP26 정상회의에서 “지구 종말 시계는 1분 남았다. 지금은 행동해야 할 때”라며 각국에 노력을 촉구한 만큼, 위선적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항공기는 승객당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다른 교통수단보다 막대해 ‘검은 야수’로 불리고 있다. 이 때문에 COP26 참가자들에게 항공편 대신 열차 이용이 권고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영국 총리실 측은 “해당 비행기는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를 일부 사용하고 있으며, 일반 비행기보다 이산화탄소를 절반만 배출한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존슨 총리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는 상당한 시간 제약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비행기는 기차보다 여전히 많은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한다”고 꼬집었다.

이번 총회에서 전 세계에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한 찰스 영국 왕세자도 로마에서 글래스고까지 이동 시 일반 연료와 바이오 연료가 혼합된 지속가능 연료 항공기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