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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끊고 도주’ 성범죄자, 여성 2명 살해

입력 | 2021-08-30 03:00:00

50대 전과14범… 경찰에 자수
전자발찌 부착자 관리 또 ‘구멍’






CCTV에 찍힌 범인 여성을 살해한 뒤 27일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성범죄 전과자 강모 씨가 28일 오전 서울역 인근에 모습을 드러냈다. 강 씨는 서울역까지 타고 왔던 렌터카를 버렸고, 휴대전화를 시내버스에 놓고 내리는 수법으로 경찰의 위치 추적을 피했다. 채널A 제공

29일 오전 8시경 서울송파경찰서에 은색 SM5 승용차가 들어섰다. 운전자는 특수강제추행 등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올 5월 출소한 강모 씨(56)였다.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차고 생활하던 강 씨는 노래방에서 알게 된 40대 여성을 자신의 집에서 살해한 뒤 27일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강 씨는 29일 새벽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에게 연락을 했다. “돈을 갚겠다”며 자신의 차량으로 유인한 뒤 그마저 살해했다. 불과 며칠 새 여성 2명을 살해한 것이다. 강 씨는 첫 번째 피해자의 시신은 집에 유기했다. 두 번째 살인을 저지르고 몇 시간 뒤에는 피해자를 차량에 실은 채 경찰서로 찾아왔다. 그는 경찰에 “범행 사실이 곧 발각돼 잡힐 거라는 생각에 자수하러 왔다”고 말했다.

강 씨는 강도 강간, 강도 상해 등으로 수감됐던 전력이 있는 전과 14범이다. 이 중 성범죄 전과가 2개다. 1996년에 길을 가던 여성을 폭행한 뒤 강간했다. 2005년에는 출소 5개월 만에 다른 공범들과 여성을 승합차로 납치해 흉기로 위협하며 강간했다. 그해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석 달 전 출소하며 5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강 씨가 27일 오후 5시 31분경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길거리에서 공업용 절단기를 이용해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뒤 38시간이 넘게 지나도록 법무부와 경찰은 그를 잡지 못했다. 법무부는 강 씨가 전자발찌를 훼손했던 27일 새벽 법원의 야간 외출 금지 명령을 어기고 외출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현장 확인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강 씨가 도주한 뒤 집에 찾아갔지만 시신이 유기돼 있던 내부를 살펴보지 않아 사안의 심각성을 제때 파악하지 못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