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 크래프톤의 창업자 장병규 이사회 의장(48)은 자신의 저서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게 된 계기를 이 같이 설명했다.
스스로 밝혔듯이 장 의장에게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정보기술(IT) 기업 창업은 ‘최선의 길’이 아니라 차선책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1996년 ‘네오위즈’ 공동 설립을 시작으로 현재까지도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자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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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창업, 그리고 두 번의 성공. 이후에도 장 의장은 2007년 크래프톤의 전신인 블루홀을 창업했다. 회사 설립 후 10년 간 부침도 겪었지만 2017년 내놓은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흥행에 성공하며 장 의장은 ‘3번째 창업 성공’의 꿈을 키웠다.
크래프톤이 10일 코스피 입성 첫날 ‘게임 대장주’ 자리에 올라서면서 장 의장의 꿈은 ‘절반의 현실’이 됐다. 시초가(44만8500원) 기준 시가총액은 21조93000억 원으로 18조 원 안팎을 오르내렸던 기존 게임주 1위 엔씨소프트를 제쳤다.
다만 장 의장과 크래프톤 앞에 놓인 과제가 여전히 많다. 크래프톤의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대표적이다. 코스피 상장 첫날 크래프톤의 주가는 공모가인 49만8000원보다 11.6% 낮게 형성됐다.
이달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크래프톤 일반 공모주 청약에는 총 5조358억 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중복 청약이 가능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80조9017억 원),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198억 원)는 물론이고, 중복 청약이 제한됐던 카카오뱅크(58조3020억 원)보다 적었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시초가보다 낮은 호가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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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에서 불거진 ‘직장 내 괴롭힘’ 논란도 문제다. 이 사건은 크래프톤 직원 1명이 상급자로부터 지속해서 야근 강요, 폭언 등을 당했다며 올 6월 회사 인사팀에 이 내용을 신고하고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장 의장은 최근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아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와 주변 직원 등을 직접 면담하는 등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이 사안은 장 의장이 최근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아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와 주변 직원 등을 직접 면담하는 등 직접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장 의장을 포함한 경영진 모두가 위중한 상황으로 인지하고 있다”며 “공정한 해결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