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 & 테크]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 타보니
아이오닉5는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의 콘솔을 앞뒤로 조절할 수 있다. 넉넉한 레그룸(다리공간) 확보가 가능하며 운전자가 보조석으로 이동해 차에서 내릴 수도 있다. 위쪽 사진은 아이오닉5 외관. 현대자동차 제공
“이게 아이오닉5인가요? 와∼ 정말 미래에서 온 차 같네.”
13일 아이오닉5(롱레인지 2WD 프레스티지) 시승을 하다가 잠시 주차해 놓은 사이 한 남성이 다가와서 기자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차량 이곳저곳을 보더니 “차값은 얼마인가요? 탈만 합니까?” 등 질문을 던졌다.
현대차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단 전기차 아이오닉5는 주차만으로도 존재감을 뽐냈다. 신호 대기 중 한 트럭 운전사는 창을 열고 아이오닉5를 구경했다. 아이오닉5는 길거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는구나 싶었다.
평평한 전기차 플랫폼에 엔진룸이 없어지면서 더 넓어진 내부 공간은 큰 차를 선호하는 기자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에 있는 콘솔을 앞뒤로 밀고 당길 수 있었다. 운전석에서 조수석으로 곧바로 넘어갈 수 있었고 콘솔 위치를 조절해 가면서 각종 짐을 놓을 수 있었다. 콘솔을 앞뒤로 밀고 당길 수 있다는 게 이렇게 편리할 줄 미처 몰랐다.
뒷좌석에 아내와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 2명을 태웠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 넓은 공간에 모두 만족했다. 아이들은 2열 공간이 마치 놀이방인 양 즐겼다. 2열 좌석에 카시트 2개를 달고 아내가 중간에 앉았다. 카시트 때문에 양옆이 비좁아진 건 어쩔 수 없었지만 1열과 2열 사이 공간이 넓어져서 다리를 펼 수 있고, 짐도 더 놓을 수 있어서 훨씬 낫다고 했다.
전기차만의 부드러운 승차감도 인상적이었다. 막내는 SUV를 타면 멀미로 토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배터리가 차 아래에 깔려 있어 무게중심이 낮아 승차감이 좋아지고 부드러운 승차감 때문에 멀미를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가장 아쉬웠던 건 트렁크였다. 골프백이 가로로 한 번에 들어가지 않았다. 뒷바퀴가 튀어나온 형태의 트렁크여서 비스듬히 골프백을 넣어야 했다. 다만 엔진룸이 없어서 보닛을 열고 앞에 짐을 실을 수 있어 물건을 적재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현재 아이오닉5의 치명적인 단점은 계약 후 인도를 받기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지금 주문하면 내년 초에나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충전 인프라가 늘어나고 배터리 충전 시간을 더 단축할 수 있다면,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고 아이오닉5 출고 기간이 단축된다면 보다 매력적일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 판매 가격은 4980만∼5455만 원(보조금 불포함)이며, 주행거리는 약 430km, 복합전비는 kWh당 4.9km(배터리 용량 72.6kWh)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