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리는 투수 최금강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 1볼 위기에 연달아 2개의 파울까지 냈다. 이후 6구째 몸쪽 상단으로 들어오는 시속 117km 슬라이더를 향해 방망이 대신 왼쪽 팔꿈치를 들이댔다. 출루를 원하는 힐리의 간절함이 여실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 모습을 본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힐리가 공에) 맞아서라도 나가려 한다”며 “본인은 얼마나 답답하겠나. 외국인 타자 중에 저런 의지를 보이는 타자는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출루에 실패한 힐리는 9-9로 맞선 8회초 다시 타석에 들어서 2루수 앞 땅볼로 역전 1타점을 올리며 팀을 도왔다. 한화는 13-10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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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 사이에서는 ‘짠하다’는 동정 여론과 비판이 동시에 터져나오고 있다. 한 한화팬은 “애잔하긴 하지만 찬스 상황에 이렇게 기대감 없는 외인은 처음”이라며 “용병은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