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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총장 취임前 檢조직개편 수순… 김오수 청문회 다음날 인사위

입력 | 2021-05-26 03:00:00

[檢조직개편안 논란]
檢 “검사 의견 먼저 받는다더니… 전달하기 전날 인사위 강행” 반발
檢안팎 “정권 사정 수사 진행중인 형사부 수사팀 해체시킬 것” 우려
“김오수 취임후 1∼2주내 인사” 전망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참석을 위해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 장관은 다음 검찰 인사 규모에 대해 “꽤 큰 폭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법무부가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26일) 다음 날인 27일 오후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검찰 인사를 앞두고 인사 기준 등을 정하는 검찰인사위를 차기 검찰총장의 부재 상태에서 서둘러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검찰의 일반 형사부가 부패와 공직자 등 6대 범죄를 수사하기 위해서는 검찰총장이나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방향의 검찰조직 개편안에 대한 검사들의 의견 취합이 진행 중이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대검찰청이 28일 법무부에 일선 검찰청의 의견을 취합해 전달하기로 했는데, 그 전날 검찰인사위를 바로 연다는 것은 일선의 의견과 관계없이 조직 개편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 후보자 청문회 이틀 전 인사위 일정 통보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검찰인사위 위원들에게 27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를 소집한다는 일정을 24일 오전에 통지했다. 이번 검찰인사위에서는 검사장급 이상의 승진 및 전보 인사에 대한 기준 등을 심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위원들에게는 구체적인 안건이 아직 전달되지 않았다고 한다.

통상 검찰인사위가 열리면 당일 오후 또는 이튿날 검찰 인사가 발표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위 소집 일정이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 다음 날이자 물리적으로 취임이 불가능한 시점에 잡히자 “법무부가 검찰총장을 패싱한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현행 검찰청법에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달 ‘합리적인 검사 인사시스템 개선’을 추진한다며 “검사 인사에서 검찰총장의 의견 청취 절차를 공식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법무부 검찰국은 인사위 일정과 별개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와 차장검사 및 부장검사 등 검찰 중간간부 인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25일까지 부장검사들을 대상으로 인사 희망원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절차 등을 거쳐 정식 취임한 후 1, 2주 안에 고위 간부와 중간 간부 인사가 연달아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 조직개편 의견 전달받기 전날 인사위 열려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가 조직 개편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28일까지 진행하기로 한 상황에서 27일 검찰인사위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요식적인 의견 수렴을 자인한 꼴”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법무부는 김 후보자의 취임을 전후해 조직 개편안이 담긴 시행령의 국무회의 의결 절차 등을 마무리해 조만간 단행할 인사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재경 지검의 한 검사는 “조직 개편안이 언론에 보도되자 박범계 장관은 ‘내부 소통 절차란 게 있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의견 수렴보다는 자신이 정해 놓은 일정대로 인사와 조직 개편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검찰 안팎에서는 현재 ‘정권 사정(司正)’ 수사를 진행 중인 일반 형사부 수사팀을 해체시킬 것이란 우려가 크다. 대표적으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 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와 김 전 차관 사건 관련 청와대발 기획 사정 의혹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변필건), 이상직 의원의 배임·횡령 의혹을 수사 중인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임일수) 수사팀 등이 꼽힌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들 부장검사는 모두 지난해 9월 현재 자리에 부임해 인사 대상이 아니지만 조직 개편을 하면 인사 조치를 할 수 있게 된다”면서 “정권에 밉보인 수사팀을 해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2019년 12월부터 시행 중인 ‘검찰 인사 규정’에 따라 부장검사는 1년의 필수보직 기간이 보장되지만 직제 개편 등이 이뤄질 경우 예외를 적용받는다.

법무부의 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는 6대 범죄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반부패·강력수사부 등 전담부서만, 기타 지방검찰청은 말(末)부 1개 부서에만 가능하도록 했다. 한 검찰 간부는 “서울중앙지검의 반부패부 등 2개 부서와 전국의 말부 부장들이 누구로 채워지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범계 “이번 檢인사 꽤 큰 폭 될 가능성”
“인사위는 총장 임명절차와 무관 추후 총장의견 듣는 절차 가질것”
이성윤, 고검장 승진 여부 관심

“이번 검찰 인사가 꽤 큰 폭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5일 차기 검찰총장 임명 직후 단행될 예정인 검찰 인사의 규모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검사 인사의 제청권자인 박 장관이 대폭 인사를 예고하면서 검찰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박 장관은 검찰 인사위원회가 김오수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의 임명 전에 개최된 것에 대해 “인사위는 총장 후보자 임명과 무관하게 돌아가는 절차로 구체적으로 사람을 거명하거나 심의하는 곳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기 총장 임명 전) 인사위 개최를 ‘검찰총장 패싱’으로 보는 건 너무 나간 것 같다”고도 했다. 박 장관은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대통령이 임명을 하면 소정의 절차에 따라 공개적이고 공식적으로 총장 의견을 듣는 절차를 가질 예정”이라고도 했다.

이번 검찰 고위간부 및 중간간부 인사는 올 1월 취임한 박 장관이 인사제청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사실상 첫 인사다. 앞서 박 장관은 취임 직후인 2월 7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의사에 반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시키고, 검사장 4명만 전보시키는 소규모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과의 관계 정상화를 꾀하던 신현수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박 장관의 인사에 반발하며 사표를 제출하는 등 논란이 크게 일었다. 검찰 내부에선 “박 장관이 이번 인사를 상당히 벼르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 징계 국면에서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사법연수원 23, 24기 고검장의 용퇴 폭과 맞물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연루돼 불구속 기소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고검장 승진 여부 등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김오수, 옵티머스-라임사건 관련자 변호”
野, 차관 퇴임후 수임 내역 공개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난해 법무부 차관 퇴임 이후 약 8개월 동안 변호사로 수임한 사건 22건 중에는 옵티머스와 라임자산운용 관련자 사건이 포함된 것으로 25일 밝혀졌다. 정관계 로비 의혹이 불거진 데다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부른 옵티머스와 라임 관련자를 변호한 것이어서 26일 열리는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25일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에서 제출받은 사건 수임 내역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해 9월부터 이달 초까지 법무법인 화현의 변호사로 근무하며, 총 22건의 사건을 수임했다.

김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이자 민주당 당 대표실 부실장이던 이모 씨를 변호했다. 이 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를 받다가 지난해 12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검찰은 김 후보자가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이후인 19일 이 씨에게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브로커 신모 씨 등을 구속 기소했지만 사망한 이 씨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김 후보자는 옵티머스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의 변호를 맡았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 중 가장 많은 4300억 원을 판매한 곳이다. 특히 정 대표는 2019년 4월 김진훈 옵티머스 고문(전 군인공제회 이사장)의 전화를 받고 펀드 판매 담당자에게 김재현 전 옵티머스 대표(수감 중)와 접촉하도록 연결해주는 역할을 했다. 김 후보자는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중이던 라임 사건에서 우리은행 측을 대리했다. 우리은행은 라임 펀드의 손실 가능성을 알고도 판매해 고객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KT 구현모 사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변호인단에도 김 후보자는 이름을 올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의 수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인 2009년 6월 김 후보자는 검찰 내부망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수사팀의 의지와 용기에 진심으로 위로와 격려,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는 글을 올렸다. 김 후보자는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던 수사팀의 굳은 의지가 안타까운 상황 속에 이렇게 조금은 아쉬운 결과로 막을 내리고 있다”고 적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고도예·장관석·황성호·박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