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6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1.5.6/뉴스1 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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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를 맞아 여권의 잠재 대권 주자들이 23일 경북 김해 봉하마을에 총집결했다. 다만 여권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불참해 눈길을 끈다.
이날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최근 대선출마를 선언한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김두관 의원, 이날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이광재 의원 등 여권의 대권 주자들이 모두 모였다.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역시 자리했다.
하지만 이날 추도식에서는 이재명 지사를 볼 수 없었다. 지난 6일 노 전 대통령 묘역을 다녀간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경기도정을 고려했다는 것이 이 지사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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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오늘(추도식)은 방역 문제도 있고 해서 (지난 6일에) 일부러 시간을 내 먼저 (묘역에) 다녀왔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선 노 전 대통령과는 직접적 인연이 적은 이 지사로서는 ‘친노·친문 주자’들이 주인공이 되기 쉬운 추도식에 굳이 참석해 ‘친노에 구애하는 여러 잠룡 중 한 명’으로 비치는 것을 피하려 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친문 진영에서 제기된 ‘경선 연기론’ 등을 둘러싼 논란과도 연결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
추도식에 불참한 대신 이 지사는 SNS를 통해 본인을 ‘수많은 노무현 중 하나’라고 지칭하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이 지사는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던 대통령의 모습, 그 누구보다 인간적이었던 ‘사람 노무현’의 모습을 우리 모두가 기억한다”며 “뼈아픈 패배감과 허망함, 분노와 비통함은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두고 새 희망을 품은 채 당신이 없는, 그러나 당신 가득한 ‘노무현의 시대’를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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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봉하마을 방문 외에 지난 19일 서울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특별관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12주기 추모전시전 ‘사람사는 세상전(展)’ 개막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본인을 ‘친노(親노무현)’라고 하기 어렵다면서도 그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겠다고 강조했다. 평소 그의 정치 철학을 드러냄과 동시에 이른바 ‘노심(盧心)’ 잡기도 고려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이 지사는 “저는 사실 노 전 대통령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딱 한 번 있었다면 제가 사회운동과 판·검사를 놓고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고민할 때 (노 전 대통령이) 강연에 오셔서 인권변호사로 용기를 갖고 출발할 수 있게 해주셨다”며 “시민사회 운동을 거쳐 정치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해주셨다. 노 전 대통령이 열어준 길로 지금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거리나 이런 것으로는 ‘친노’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정신이나 가치, 살아온 길, 앞으로 살아갈 길은 노 전 대통령과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노 전 대통령께서 꿈꾸셨던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사람사는 세상을 제가 적게나마 공정한 사회, 함께 사는 대동세상으로 펼쳐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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