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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사지마비’ 간호조무사, 백신 인과성 인정 어려워”

입력 | 2021-05-10 16:24:00

“급성파종성뇌척수염 가능성…인과성 평가 근거 자료가 불충분”



경찰·소방 공무원 등 사회 필수인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십자병원에서 경찰 공무원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2021.4.26. 사진공동취재단.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40대 간호조무사가 사지마비 등의 증상을 보인 사례와 관련해 방역당국이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의 11차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은 지난 11차 회의에서 사망 및 중증 재심의 사례 각 1건, 신규 사례 32건(사망 12건, 중증 20건) 등 총 34건을 심의했다.

이중 재심의 사례 2건은 모두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40대 간호조무사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조사반은 “임상 경과와 영상의학 검사 등을 종합할 때 급성파종성뇌척수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며 “국내외에서 사례와 근거를 검토한 결과 백신 인과성은 인정되기 어렵지만, 인과성 평가를 위한 근거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인과성 평가를 위한 근거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평가에 따라 해당 환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중증환자 의료비 지원사업’의 대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추진단은 오는 17일부터 백신 예방접종 후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이에 준하는 질병이 발생했지만 근거 자료가 부족해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한 환자를 대상으로 1인당 1000만원까지 의료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한시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여성 간호조무사 A 씨는 지난 3월 12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뒤 면역 반응 관련 질환인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을 진단 받았다.

A 씨는 접종 직후 일주일간 두통을 겪었고 같은 달 24일엔 사물이 겹쳐 보이는 ‘양안 복시’가 발생했으며, 31일 병원에 입원한 뒤에는 사지마비 증상까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남편은 지난달 20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치료비와 간병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며 정부의 지원을 촉구한 바 있다.

정은경 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현재까지 국내외에서는 이런 사례의 인과성을 평가할 수 있는 정보가 충분치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며 “이번에 만든 진료비 지원 대상으로 분류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