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보고서 “부실 투성이” 1만9495채중 4697채 공실… 3365채는 6개월 이상 비워진 상태 수요 감안없이 금천-강동-구로 편중 … 노후주택 안전진단 평가도 없어
서울시, 빈집터 활용한 임대주택 올해 300채 공급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낡은 빈집(왼쪽)을 매입해 지난해 임대주택(사진)으로 탈바꿈시켰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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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장으로 재직했던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매입임대주택 4곳 중 1곳이 공실로 남아있는 등 부실 운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후 임대주택에 안전진단 평가 없이 입주민이 거주하도록 하는 등 안전 관리에도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22일 발표한 SH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SH가 운영 중인 저소득층 및 청년, 신혼부부 대상 전체 매입 임대주택 1만9495채 중 4697채(24.1%)가 빈집으로 나타났다. 이 중 71.6%(3365채)는 6개월 이상 비워진 상태였다. 서울시의 연간 5000채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해 임대주택 수요나 주변의 빈집 현황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매도 신청이 많고 매입가격이 낮은 지역의 임대주택 매입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앞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임기 내 임대주택 40만 채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특히 2017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매입한 임대주택 5972채 가운데 1166채(19.5%)는 지난해 5월 말까지 편의시설 부재, 교통·위치 문제, 보증금·임대료 부담 등의 사유로 입주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변 전 장관은 2014년 11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SH 사장을 지냈고 2018년 1월부터 올 4월 초까지는 김세용 고려대 교수가 사장을 맡았다. 감사원은 “상황이 이런데도 SH는 공가 발생 원인을 분석하거나 공가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거나 시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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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SH는 노후·불량 임대주택 관리도 부적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1월 SH의 용역 결과 2002∼2003년 매입한 임대주택 174동 중 14동은 보수·보강이 시급한 상태였고 146동은 보수가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SH는 노후·불량주택에 대해 입주민의 주거 이전 등을 검토하지도 않은 채 단순 하자보수·보강만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