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인출자 4년새 2.5배 증가
퇴직연금을 중간에 깨서 쓰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집을 사거나 전·월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혼부부, 1인 가구 등 실거주를 위한 주택 수요가 높은 30대에서 퇴직연금 중도인출 비중이 컸다.
19일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의 ‘퇴직연금 중도인출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퇴직연금 중도인출자는 7만2830명(2조7758억 원)이었다. 2015년(2만8080명)에 비해 2.5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 중 52.5%(3만8264명)는 ‘주택 구입’과 ‘주거 임차’를 이유로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했다고 답했다. 중도인출자의 절반 이상이 주거비 마련을 위해 노후 소득을 포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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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퇴직연금을 중도에 인출하면 노후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가입 후 15년이 지난 시점에 적립금의 25%를 중간에 찾아 쓰면 연금자산은 14.2%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20년이 되는 시점에 퇴직연금을 25% 또 헐면 감소 폭은 28.9%로 커졌다.
보고서는 “최근 전세, 주택 가격 상승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30대를 중심으로 퇴직연금 중도인출 규모는 더 증가할 것”이라며 “30대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다양한 주택금융상품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