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보영 지음·민음사
그리고 플래시를 켜고 복권을 긁었다. 또 1000원이 당첨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10분을 걸어 예의 편의점에 가서 당첨된 복권을 새 복권으로 바꾼 다음 다시 내천으로 갔다. 이쯤 되니 뭔가 저의가 있는 것 같았다. 신이 살아갈 최소한의 빌미로서 1000원을 우리 삶에 던져 놓고 그것을 당근 삼아 유산소운동을 시키고 있다고.(이로써 신이 우리 삶에 딱 1000원만 투자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복권 사기와 같은 소소한 일상을 기록한 문보영 시인의 ‘일기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