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버링/레슬리 제이미슨 지음·오숙은 옮김/684쪽·2만2000원·문학과지성사
이 책은 파멸보다 회복의 이야기가 더 매력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 남자 친구인 데이브와의 만남, 갈등, 이별, 재결합의 과정은 매력적인 서사다. 데이브는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폭음하던 저자에게 “겁이 난다”고 했다. 데이브와의 관계는 저자의 알코올 중독과 금주, 재발, 회복의 전 과정과 얽히면서 바뀐다.
체험담이 전부가 아니다. 레이먼드 카버, 찰스 잭슨, 마르그리트 뒤라스 등 알코올 중독에 빠진 천재 작가들의 삶을 통해 회복이라는 키워드를 다룬다. 1950년대 중반 술을 끊기 위한 알코올 중독자 모임(AA)에 활발히 참석한 찰스 잭슨은 중독으로부터의 회복이 글쓰기에 영감을 준다고 믿었다. 그는 수년째 글을 거의 못 썼지만 이 모임에 참석한 지 몇 달 만에 200쪽 이상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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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