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독일 등 해외 31개국서 “당뇨병 유발 위험 낮다” 공인 국내서도 여러 임상 통해 입증
이상지질혈증은 이 질환 자체로도 문제지만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상지질혈증이 중증으로 진행되면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다. 평소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중요하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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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이들 질환은 질환 자체로도 문제지만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대사증후군은 신진대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만성질환을 함께 동반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도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매년 그 증가세가 가파르다.
당뇨병 우려에 약 끊으면 오히려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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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지질혈증 환자 수도 늘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약 149만 명이던 환자는 2017년 188만 명, 지난해 약 220만 명까지 증가했다. 5년 사이 약 48% 늘어난 셈이다.
국내 치료제 시장도 확대됐다. 전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9625억 원에서 2016년 1조 원을 돌파해 지난해 1조6837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이상지질혈증이 중증으로 진행되면 각종 합병증이 발병할 수 있다.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이 막히면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식생활 관리와 유산소 운동은 필수다.
약물치료도 중요하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는 스타틴 계열의 약이 주로 쓰인다. 스타틴은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주요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 출시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복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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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여전히 스타틴을 처방하고 있다. 심혈관계 질환을 겪은 환자의 경우 스타틴 효과를 고려했을 때 당뇨병 발생을 우려해 처방하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혈관질환을 겪지 않은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경우 장기 복용 시 FDA 권고에 따라 당뇨병 발생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피타바스타틴 제제 국내외서 당뇨병 안전성 입증
이런 가운데 당뇨병 발생률을 크게 낮춘 약제가 해외 여러 국가로부터 당뇨병 안전성을 공인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피타바스타틴(제품명 리바로)은 같은 스타틴 계열 약물이지만 당뇨병 발병 위험은 매우 낮다. 피타바스타틴 제제는 스타틴 제제 중 유일하게 당뇨병 유발 가능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며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2014년 오다와라 마사토 도쿄대 의대 교수의 ‘J-PREDICT’ 연구에서 ‘피타바스타틴 제제가 당뇨병 유발 가능성이 위약 대비 18% 낮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장기 사용 시 당뇨병 촉진 논란이 있는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등 기존 약물의 대안으로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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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피타바스타틴 제제의 당뇨병 안전성을 인정하고 있다. 여러 학술적 근거에 힘입어 2016년 3월 영국을 시작으로 지난해 8월까지 독일, 프랑스 등 21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를 공인했다. 지난해 말에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레바논 등 동아시아와 중동 지역 10개국에서 추가적으로 인증을 획득했다. 현재 총 31개국이 피타바스타틴의 당뇨병 관련 안전성을 공인했다. 각 나라에서는 의약품설명서에 ‘당뇨병 위험 징후 없음’ 문구를 삽입할 수 있는데 이는 스타틴 계열 중 유일하다.
피타바스타틴 제제는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도 안전성을 입증했다. 대한심장학회 50주년 기념으로 시작된 한국인 급성 심근경색 환자 등록사업에 등록된 한국인 급성심근경색 환자 2400명을 대상으로 한 후향적 연구에서 피타바스타틴은 새로운 당뇨병 발생률이 3%에 불과해 다른 스타틴 계열 약제들보다 유의적으로 낮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