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뉴욕에서 열린 아시안계 미국인 증오범죄 규탄 시위(트위터 캡처). © 뉴스1
LAT에 따르면 히스패닉계 아이다 베가 씨의 13세 딸아이는 아직 영어를 읽고 쓰는 데 익숙하지 못하다. 오랫동안 추가 학습 지원을 부탁한 끝에 지난해 3월부터 학교에서 추가 수업을 받기로 하면서 한시름 놓는 듯 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학교가 문을 닫으며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지난해 베가 씨는 딸이 컴퓨터를 켜놓고 울면서 수업을 듣는 모습을 봤다. 가을학기 모든 과목에서 딸이 낙제한 후, 그는 딸에게 시간당 45달러(약 5만 원)짜리 영어 과외를 위해 청소 일을 추가로 시작했다.
이같이 캘리포니아에는 전체 학생의 약 20%에 달하는 110만 여 명이 별도의 영어 학습이 필요한 ‘영어 초보자(English learner)’로 추정된다. 캘리포니아에서 영어 초보자 그룹의 80%는 스페인어를 사용하지만 중국어, 베트남어, 아랍어를 사용하는 학생들도 많다. 대다수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는 이주민 배경일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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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LA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내 LA 통합교육구 내 중고교 영어학습자 그룹 12만 명 중 원격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의 비율은 절반 미만이다. 영어에 능숙한 학생들보다 20% 이상 낮은 수치다.
또 지난달 LA교육청은 지난해 D와 F 학점을 받은 영어학습자 그룹이 고등학생은 42%로 전년도보다 10%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학생 역시 낙제점을 받은 그룹이 12%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영어 학습자 그룹의 고교 졸업률 역시 69%로 전년도(84%)에 비해 확연히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봉쇄와 사회적 거리두기, 휴교 등으로 인해 영어 초보자 청소년들이 학교 쉬는시간, 점심시간, 놀이터 등에서 또래와 어울리며 일상에서 언어를 습득할 기회를 박탈 당하고 있다”며 “올해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사회적으로 낙오되기 전에 개교와 영어 추가학습 지원 확대 등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