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 문화부 기자
블랙코미디다운 유머러스한 장면이지만 찜찜한 구석이 있다. 방영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불편하다는 반응이 꽤 나왔다. 한 블로거는 “그저 재미로 볼 에피소드는 아니었다. 매력적인 남성이 유혹하면 정신 못 차리고 자신의 일까지 내치는 비정상적인 존재로 동성애자를 그린 건 유감스럽다”고 했다. 다른 시청자는 “성소수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덧칠하고, ‘데이트 폭력 가해자’라는 악한 캐릭터까지 부여했다. (빈센조가 황민성을 이용한 뒤 내치는 것에 대해) 악당에게 정의를 구현하는데 무슨 문제냐는 식의 면피용 설정을 뒀다”고 지적했다.
사실 빈센조는 ‘매번 당하는 가난한 피해자’ 같은 틀에 박힌 공식을 깬 드라마다. 그런 빈센조도 깨지 못한 견고한 벽이 성소수자다. 혹자는 황민성은 한 개인일 뿐, 이 캐릭터가 성소수자를 대표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동성애자 캐릭터를 희화화하는 건 국내 콘텐츠 내에 성소수자가 많이 다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자칫 혐오감을 부추길 수 있다. 더구나 이 드라마는 CJ ENM이 발표하는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의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 종합(드라마·예능) 순위’에서 5위 안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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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문화부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