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적… 강 건너다 익사 엄마-동생은 간신히 목숨 건져 2019년에도 부녀 사망 충격
美 세관당국에 구금된 밀입국자들 미국 세관당국 관계자들이 20일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남부 텍사스주 히댈고에서 밀입국자들을 구금하고 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포용적인 이민 정책을 주창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1월 출범한 후 국경 검문소에서 적발된 불법 밀입국자의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히댈고=AP 뉴시스
광고 로드중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던 멕시코 9세 여자아이가 미 남부 텍사스주와 멕시코를 가로지르는 리오그란데강에서 20일 익사한 사실이 알려졌다. 국경장벽 건설 등 반이민 정책을 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조 바이든 행정부가 포용적 이민정책을 시도하자 밀입국자가 급증하면서 인명 피해 또한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숨진 아이는 엄마, 3세 동생과 함께 강을 건너다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엄마와 동생은 간신히 살아났지만 이 아이는 깨어나지 못했다. 어머니는 과테말라, 두 아이는 멕시코 국적인데 어머니가 멕시코를 거쳐 두 아이를 데리고 미국으로 가려던 중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미 국경을 넘으려다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구조된 밀입국자는 500여 명에 이른다. 미국 땅을 밟기만 하면 달라진 이민정책에 따라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부모 등 성인과 함께 움직이지 않는 어린아이와 청소년들까지 국경을 넘으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주요 밀입국 통로인 리오그란데강에서는 2019년에도 엘살바도르 출신의 20대 아버지와 23개월 된 어린 딸이 모두 익사한 사진이 공개돼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광고 로드중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