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A는 18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혈전 생성의 고위험성과 연관이 없다”며 “이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백신의 효과가 병원 입원이나 사망의 위험성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에머 쿡 EMA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최소 60%의 예방 효과가 있다. 접종 이익이 부작용보다 크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EMA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희귀한 혈전 생성 사이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모든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추적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했다. EMA는 백신 접종 시 의사가 접종자들에게 혈전 관련 부작용 위험에 대해 미리 설명하고 개인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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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이 이날 사실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재개를 권고한 이유는 △백신 접종→혈전 생성 간 연관성을 찾지 못한데다 △유럽 내 코로나 바이러스 3차 확산 추세에 대한 우려 등이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EMA와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에 따르면 심부정맥혈전증, 폐색전증 등 정맥혈전 색전증세(venous thromboembolism)는 세계적으로 세 번째로 흔한 심혈관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00명 중 1, 2명에게서 해당 질환이 발병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한 유럽연합(EU) 18개국 보건당국 중 ‘백신이 혈전 생성을 유발한다’는 인과관계(因果關係)를 찾아낸 곳은 단 1곳도 없다.
영국 MHRA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자국 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970만 명 중 혈전 관련 질환은 27명에 그쳤다. 화이자 백신 접종자 1070만 명 중에서도 혈전 질환 발생자 역시 23건 보고됐다. 물론 영국 정부는 자국에 본사를 둔 제약사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두고 부정적인 데이터보다는 유리한 데이터 위주로 검증을 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영국 1100만 명 접종자를 비롯해 EU 내 700만 명이 접종한 것에 비해 혈전 방생이 미비한 것은 사실이라고 유럽 전문의들은 지적했다.
EMA 홈페이지 생방송 발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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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을 앞두고 있다. 미국 보건당국 산하 의료연구기관인 국립보건원(NIH) 프랜시스 콜린스 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은 독립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관련 데이터를 검토하고 있다”며 “해당 자료가 긍정적이면 약 1개월 내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EMA의 ‘안전’ 검증에도 불구하고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불신이 커져 향후 방역에서 후유증이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스페인에서는 15, 16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 후 40대 여성 사망 등 총 3명의 혈전 생성 사례가 추가로 보고되면서 EMA 발표에도 불안감이 줄지 않고 있다.
접종 대기자들 사이에서도 불신이 커져 EMA 결정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접종 예약도 화이자 모더나 등 다른 제약사 백신에 몰리고 있다. 파리 15구에 사는 50대 로헝 씨는 “우리가 실험용 쥐냐”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재승인됐어도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 인터렉티브가 EU회원국 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 중단 발표가 연달아 이뤄진 뒤인 이달 11, 12일 프랑스인 1478명을 설문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신뢰도는 43%에 그쳤다. 또 73%가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을 의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탈리아 바이러스 전문가 로베르토 부리오니 박사는 뉴욕타임스(NYT)에 “EMA가 문제없다고 발표해도 충분치 않다”며 “이번 중단 사태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뿐 아니라 각국 보건당국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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