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동원” 빈살만 정적 제거 활동 의혹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측에 휘하의 왕실 경호부대 신속개입군(RIF·Rapid Intervention Force)을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카슈끄지 사건에 RIF 소속 요원 7명이 투입된 사실이 밝혀진 데다 미 안팎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에 대한 직접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일 기자회견에서 “RIF를 해체하고 반체제 인사에 대한 (왕실의) 활동과 작전이 완전히 중단되도록 제도적 개혁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RIF가 원래 목적인 경호 업무가 아닌 무함마드 왕세자의 정적 암살 및 납치에 동원되고 있다는 의혹을 강하게 내비친 셈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RIF는 정예 첩보요원과 군부대 엘리트 등 약 50명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왕위 계승자가 된 2017년 그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졌다. 서방 정보당국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촌형 겸 당시 왕위 계승자였던 무함마드 빈 나예프 왕자를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정보기관과 친위부대 성격을 합친 일종의 비밀공작팀인 RIF를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광고 로드중
전 사우디 정보요원 겸 나예프 전 왕세자의 측근인 사드 알 자브리는 최근 “신변 위협으로 2017년 캐나다로 망명한 뒤에도 RIF 요원으로부터 ‘당신을 찾아내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받는 등 수시로 암살 위협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