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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시래, 삼성으로… 2대2 트레이드 배경은 양감독 인연

입력 | 2021-02-05 03:00:00

7위 삼성, 4년만에 6강 PO 노려… 영입선수들로 새 돌파구 모색
LG도 포스트 강화로 반전 기대, 유난히 교류 적은 전자업계 라이벌
이상민-조성원 3번 우승 합작 경험… 농구인생 동반자 인연으로 성사




전자업계 라이벌 삼성과 LG가 ‘핵심 부품’을 맞바꿨다.

프로농구 삼성과 LG는 4일 김시래(32·178cm)와 테리코 화이트(31·192cm)를 삼성으로, 이관희(33·190cm)와 케네디 믹스(26·205cm)를 LG로 보내는 2 대 2 트레이드를 매듭지었다고 밝혔다.

올 시즌 터진 두 번째 대형 트레이드다. 다시 한 번 순위 경쟁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KCC, 현대모비스, 오리온이 국가대표 출신의 최진수(32·현대모비스), 이종현(27·오리온) 등을 포함시킨 삼각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후 세 팀은 상승세를 타며 순위표 상단에 올랐다. 4일 현재 KCC가 1위, 현대모비스, 오리온이 각각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은 김시래와 이관희다. 2013∼2014시즌부터 LG에서 주전 가드로 뛴 김시래는 올 시즌 35경기에서 평균 12.1득점, 5.7도움(전체 3위)으로 활약하고 있다. 2년 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당시 LG는 김종규(DB)를 놓쳤지만 김시래를 잡으며 팀의 상징으로 대우했다. 삼성 원팀맨이었던 이관희도 팀의 토종 주포로 활약했다. 올 시즌 36경기에서 평균 11득점, 3.5리바운드, 2.3도움을 기록 중이다.

삼성은 이날 현재 공동 7위(16승 20패)에 올라 있다. LG는 공동 최하위(12승 24패). 시즌 막판에 접어들어 삼성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4년 만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승부수를 던졌다. LG 역시 부진 탈출을 위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시점이었다.

1997년 KBL 출범 이후 두 팀이 처음 주축을 맞교환해 화제를 모은다. 라이벌 관계였던 두 팀은 서로 선수를 주고받는 것 자체를 꺼렸다. 20년 전인 2001년 백업 자원인 이정래(당시 LG)와 그해 5순위로 지명된 황진원(당시 삼성)을 맞바꾼 게 두 팀 간의 유일한 트레이드였다.

프로야구에서도 두 팀의 트레이드는 금기에 가깝다. 올해로 40번째 시즌을 맞는 프로야구 역사상 두 팀의 선수 교환은 2012년에 성사된 3 대 3 트레이드가 유일하다. 선수와 감독으로 삼성의 상징적인 존재와도 같았던 류중일 감독이 2018년부터 3년간 사령탑을 맡은 것도 이례적인 일로 꼽혔다.

2006년 조성원 LG 감독(오른쪽)의 은퇴식 후 기념 촬영을 한 이상민 삼성 감독. 현대와 KCC에서 세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합작한 이들은 현역 은퇴 후 모두 프로 사령탑에 올랐다. KBL 제공

이상민 삼성 감독(49)과 조성원 LG 감독(50)의 30년 넘는 진한 인연도 양 팀의 오랜 금기를 깨는 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대부고 1년 선후배 사이인 둘은 성인 무대에서 다시 한솥밥을 먹으며 전성기를 누렸다. 현대와 KCC에서 추승균 전 KCC 감독과 함께 ‘이조추 트리오’로 코트를 누비며 3차례(1998∼1999년, 2004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합작했다.

포워드 자원이 많아 높이 걱정이 덜한 삼성은 공이 잘 안 돌고(팀 도움 9위·16개) 확실한 공격옵션이 없었다. 김시래와 3점 슛이 좋은 화이트가 이를 메워줄 거란 게 이 감독의 계산이다. 반면 올 시즌 처음 LG 지휘봉을 잡으며 ‘100점을 실점하면 101점을 넣는’ 공격농구를 표방한 조 감독은 취약한 골밑이 아킬레스건이었다. LG는 수비 리바운드 꼴찌(22.3개)다. 조 감독은 “1, 2주 전 (이)상민 감독과 전화 통화 과정에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공감대가 이뤄졌다. 트레이드는 내가 먼저 제안했다. LG는 키가 큰 슈팅 가드가 필요했고, 삼성은 포인트가드가 취약했는데 이번 트레이드가 윈윈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장 두 팀은 6일 LG의 안방인 창원체육관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선수들도 첫선을 보인다. 갈아 끼운 핵심 부품은 어느 팀에 호환이 더 잘될까.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