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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세계경제 판 뒤집는 바이드노믹스, 시험대 오른 韓 대응력

입력 | 2021-01-22 00:00:00


조 바이든 미국 46대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어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정책들을 무효화하는 행정명령들에 서명하면서 일대 변화를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 100일 의무화’와 백신 보급으로 하반기에 경제활동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1조9000억 달러(약 2090조 원)짜리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국 증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의 회복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반길 일이다.

트럼프 정부 때의 보호무역 기조가 자유무역으로 전환되면 한국 수출 증가율이 2.2%포인트, 성장률은 0.4%포인트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강력한 대중 견제정책 계승을 공언한 건 우리에게 큰 부담이다. 수출의 25.1%를 차지하는 중국, 13.5%인 미국 사이 줄타기를 계속해야 한다. 동맹을 강조하는 바이든 정부는 중국을 배제한 국제공급망(GVC)에 한국 참여를 독려할 것이고, 중국은 이를 막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를 결정한 건 기회이자 도전이다. 배터리, 전기·수소차 경쟁력이 높은 한국 기업에는 희소식이지만 철강, 석유화학 등 탄소 배출이 많은 기업은 탄소세 등 ‘친환경 무역장벽’에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국내 생산시설의 필요성을 절감한 미국 정부가 자국 제품 구입을 우선시하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을 쓰는 것도 한국 기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통상외교 역량은 시험대에 올랐다. 대(對)중국 수출을 조금씩 줄이면서 미국을 달래는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한미 군사동맹, 한미일 삼각공조 강화는 미국의 압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재가입에 대비해 발을 걸쳐 두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자칫 남북관계, 한일 과거사 문제에 한눈팔다가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타이밍을 놓치면 게도 구럭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