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이어 강도 높은 비판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11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전단살포 금지법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2020.11.26/뉴스1 © News1
미 의회에서 전면에 나선 이는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뉴저지)이다. 그는 20선의 중진으로 39년째 의정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의회 내 초당적 국제인권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인권 분야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그가 11일(현지 시간)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내놓은 비판 성명은 지금까지 미국 의회나 의원이 한국 정부를 향해 내놨던 인권 관련 성명들과 비교해 어느 때보다 표현이 거칠고 수위가 높다.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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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도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을 찾은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에게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안보팀에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내용을 전달하겠다”며 힘을 보탰다. 바이든 당선인의 측근으로 국무장관 후보에도 이름이 올랐던 쿤스 의원은 바이든 인수위원회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인사로 평가된다.
미국 의회는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인권의 가치를 앞세우며 북한이나 중국 등 해외 정권의 인권 침해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강행할 당시 반대 시위를 주도해온 조슈아 웡 등을 워싱턴으로 불러 청문회를 열고 비판 결의안을 채택한 것도 의회였다.
앞서 10일에는 샘 브라운백 국무부 종교자유 담당 대사와 모스 단 국제형사사법 대사가 지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며 대북전단금지법의 문제에 우려를 표시했다. 5일에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대북전단금지법이 제정되면 한국인의 표현의 자유 권리를 침해하고 인도주의·인권활동을 범법행위로 만들 것”이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벨기에, 도미니카공화국, 에스토니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7개 이사국과 일본은 이날 3년 만에 북한 인권 상황을 논의하는 회의를 진행한 뒤 북한 인권 탄압을 비판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국가는 성명에서 “북한 정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이용해 북한 주민의 인권을 더 탄압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은 주민의 요구보다 무기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고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자초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이 코로나 팬데믹을 더 심하게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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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