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괄냥이 삐삐’ 펴낸 고경원 대표
전영한기자 scoopjyh@donga.com
“가게 할머니가 나와서 음식을 챙겨주길 기다리는 고양이들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먹을 것을 챙겨줬죠.”
야옹서가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고양이 책만 전문으로 낸다. 최근 ‘말괄‘냥이’ 삐삐’(글·사진 박단비)를 펴낸 고 대표를 2일 서울 종로구 카페 이마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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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머릿속의 길고양이는 쓰레기봉투를 찢고 사람을 보면 겁에 질려 도망가는 ‘무법자’ 느낌이죠. 그런데 길고양이들이 사는 공간을 찾아가보면 엄마가 새끼를 돌보고, 먹을 것 놓고도 동료끼리 줄서서 기다려요. 우스우면서도 귀여운 이들이 사람과 같이 살아간다는 것을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어요. 눈을 맞춰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라 생각했죠.”
쓰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혼자 다 쓰기에는 한계가 있어 책을 내보자고 생각해 잡지사를 퇴직하고 2017년 7월 출판사를 열었다. 첫 책은 제주도로 현실 도피하듯 떠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던 여성이 하얀 길고양이를 만나 서로에게 가족이 돼주고 상처를 치유해주는 기록 ‘히끄네 집’이었다. 한 달 만에 5쇄를 찍고 1만5000부가 나갔다.
야옹서가는 ‘말괄‘냥이’ 삐삐’처럼 큰 고양이를 입양해 키우는 ‘성묘(成猫)’ 이야기, 아이와 고양이를 같이 키우면서 사는 모습을 다룬 ‘육아·육묘(育猫)’ 이야기, 그리고 고양이 사진집을 낸다.
“고양이가 피사체로서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대상이라는 사실에 더해 사람과 살아갈 때의 기쁨 슬픔 문제들을 다같이 보자는 뜻에서 책을 만들고 있어요. 고양이의 생로병사 중에서 ‘로병사(老病死)’는 생각을 잘 안 하시죠. 그걸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 고양이 입양은 보류하는 게 맞지 않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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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종(種)이 다른 가족이에요. 맞아들이는 데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죠. 입양이 너무 쉬우면 안 돼요.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그런 정보를 알려주는 데 책만 한 것은 없어요.”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