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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학병 출신 강경화 시아버지, 독립유공자로 인정

입력 | 2020-11-12 09:46:00

강경화 외교부 장관. 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시아버지인 고(故) 이기을 연세대 경영대 명예교수가 독립유공자로 인정됐다.

12일 국가보훈처는 지난 3일 이 교수의 독립유공자 포상 대상자 선정 관련 안건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오는 17일 순국선열의 날에 유족에게 대통령 표창이 수여 될 예정이다.

독립유공자에게는 보훈급여와 임대주택 우선 공급, 국립묘지 안장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 교수가 지난달 13일 97세 일기로 별세함에 따라 혜택은 유족이 받는다. 유족은 보훈급여로 매월 74만3000원을 받게 된다.

이 교수는 함경남도 북청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말기 이른바 ‘중앙고보 5인 독서회’ 사건에 가담했다. 5인 독서회는 1940년 이 교수 등 중앙고보 4학년생 5명이 민족정기 고취, 독립 쟁취를 위해 만든 조직으로, 고(故) 최복현 선생이 이들을 지도했다. 이 교수는 이듬해 일본 경찰에 발각돼 함흥교도소에서 몇 달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석방 후 1943년 연희전문학교(연세대 전신) 상과에 입학했지만, 그해 말 일본군 학병으로 끌려가 일본에서 해방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방 후 한국으로 돌아와 1947년 연희전문, 1952년 연세대 상경대를 졸업하고 1955~1989년 연세대 교수로 재직했다.

고인은 생전인 지난 1983년 한 차례 독립유공자 포상 신청을 했지만 일본군 학병 이력 때문에 심사에서 탈락했다. 지난 4월 다시 신청서를 냈고, 7개월 만에 독립유공자로 인정됐다.


일각에선 이 교수의 며느리가 장관으로 있는 현 정부에서 독립유공자로 인정된 것이 특혜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정부는 “이 교수는 당시 일본군에 강제 징집됐는데 이번 심사에서 그런 특수성을 고려했다”며 “포상 심사 기준 등이 당시와 달리 완화돼 포상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