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 타계]조문 마지막날 각계 발길 이어져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구광모 ㈜LG 대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왼쪽 사진부터) 등이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구 대표는 “재계 어르신분들이 오래 계셔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면 좋은데 참으로 안타깝다”며 고인을 기렸다. 사진공동취재단
구광모 ㈜LG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경 빈소를 찾았다. 구 대표는 “(이 회장은) 우리나라 첨단산업을 크게 발전시킨 위대한 기업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재계 큰 어르신들이 오래 계시면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면 좋을 텐데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 대표 외에도 구자열 ㈜LS 회장과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등 ‘범(汎)LG가’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동갑내기 친구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이틀 연속 빈소를 찾았다. 조 회장은 “이 부회장과 어릴 때 한남동 자택에서 함께 놀았는데 (고인은) 매우 가슴이 따듯한 분이셨다. 강아지 두 마리와 진돗개 두 마리를 선물로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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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빈소를 찾았다. 김 의장은 조문 뒤 취재진에게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와 삼성 입사 동기였다. 삼성에서 배우고, 했던 일들이 고스란히 카카오, 네이버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는 주한 베트남 대사를 통해 애도 서한을 보냈다. 그는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 베트남 정부와 국민은 양국 관계 발전에 이바지한 이 회장의 마음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주한 독일·스페인·네덜란드·헝가리대사도 자국을 대표해 빈소를 방문했다.
예체능계 인사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호암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조성진,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씨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백 씨는 “아버지를 잃은 것 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박찬호 선수는 빈소에서 “이 부회장과의 인연으로 왔다. 미국 선수 시절 소속 팀에서 쓰는 모니터가 삼성전자 제품이라 사람들에게 자랑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장을 지내며 이 회장과 함께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에 힘썼던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은 “스포츠의 원로로서 후원하고 도와주셔야 할 분이 이렇게 떠나게 돼서 슬프다”고 말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IOC는 고인을 애도하기 위해 스위스 본부에 조기를 게양하고, 유족에게 위로를 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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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조문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 9시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전산 김주원 종법사가 이 회장의 영정 앞에서 법문을 직접 낭독했다. 장모인 고 김윤남 여사를 통해 1973년 원불교에 입교한 이 회장은 1991년 대호법(大護法)이라는 법훈을 받았다. 이는 원불교 재가교도 가운데 큰 업적을 쌓은 교도에게 주는 법훈이다.
서동일 dong@donga.com·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