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골프야 놀자∼” 유튜브 예능서도 인기몰이

입력 | 2020-10-23 03:00:00

구독자 21만 ‘김구라 뻐꾸기 TV’
매회 연예인 초청 재미-대중성 강조, 홍인규-장동민 등 잇달아 채널 개설




김구라(오른쪽)가 지켜보는 가운데 가수 겸 배우 김민종이 티샷을 준비하고 있다. 김구라의 뻐꾸기 골프 TV 화면 캡처

“아∼. 잘 가봤자 130(미터)이에요!”

뒤로 쭉 뺀 엉덩이에, 툭 튀어 나온 배. 스윙이 제대로 될 리가 없는 자세와 체형이다. 엉성한 폼으로 드라이버 샷을 하자마자 뒤에 서있던 방송인 김구라 씨가 웃으며 이같이 외쳤다. 공을 때린 ‘미스터 130’이라는 별명을 가진 박노준 씨가 발끈하며 말한다. “네 샷이나 신경 써. 나한테 신경 쓰지 말고.” 유튜브 구독자 21만 명을 보유한 ‘김구라의 뻐꾸기 골프 TV’의 한 장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오히려 골프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예능계에도 골프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생각만큼 골프 실력이 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재미를 붙이지 못하던 초보자들이 예능을 통해 골프를 접하면서 흥미를 붙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30대 회사원 A 씨는 “골프는 배우기 어렵다는 막연한 장벽이 있었는데, 유튜브를 통해 접하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란 생각이 들어 최근에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구라 박노준 씨가 함께 진행하는 ‘김구라의 뻐꾸기 골프 TV’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매회 새로운 게스트를 초청해 함께 골프를 친다. 방송계에서 골프 좀 한다는 이들을 상대로 ‘뻐꾸기를 날리면서’ 이들의 멘털을 무너뜨려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준다는 게 이 방송의 포인트다. 아나운서 김성주, 가수 김종민, 가수 겸 배우 장수원 등이 이들의 뻐꾸기에 당한 대표적 연예인이다. 심지어 이들은 최예지 등 프로 골퍼를 상대로도 입담을 과시한다.

이 채널이 큰 관심을 끌면서 유사한 성격의 채널들도 여러 개 등장하고 있다. 개그맨 홍인규와 장동민, 가수 출신 방송인 성대현 등이 골프 채널을 만들어 동료 개그맨이나 프로 선수들을 초청해 함께 라운드를 한다. 골프용품 업체의 협찬 상품으로 미션을 걸거나 팀 내기를 하기도 한다.

부작용도 있다. 골프 예능 채널의 인기가 오르면서 골프용품 업체들의 간접광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것. 한 골프용품 업체 관계자는 “처음 기획했던 것은 ‘골프를 재미있게 풀어보자’였는데 이제는 ‘어떻게 잘 광고할 수 있을까’로 흘러가기도 한다. 간접광고 비용도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