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문학상 수상 윤흥길 작가, 토지문화관서 화상 기자간담회 “등단 때부터 칭찬과 조언 받은 인연 건방지지만 아직 대표작 없어 내년 완간되는 ‘문신’ 그렇게 될것”
윤흥길 작가는 22일 “한때 ‘토지는 20권짜리이니 난 30권짜리 써야지’ 생각했다”며 “처자식 먹이며 산다고 장편 연재가 중단되다 교수직에서 은퇴한 후에야 어렵게 방향을 다시 잡게 됐다”고 말했다. 토지문화재단 제공
올해 제10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윤흥길 씨(78)가 22일 오전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 대회의실에서 화상으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박경리문학상은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1926∼2008)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국내 최초의 세계문학상이다.
생전 박경리 선생과 인연이 깊었던 윤 작가에게 이 상은 더 각별한 의미가 있다. 1971년 ‘황혼의 집’으로 등단했을 때 ‘익명의 선배’가 큰 칭찬을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나중에야 그 주인공이 박경리 선생인 걸 알게 됐다. 이후 자주 조언과 격려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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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이 하는 가장 건방진 말이 ‘내 대표작은 아직 쓰이지 않았다’는 말이라고 하죠. 나도 건방져 보고 싶습니다. 아마 ‘문신’이 완성되면 그게 되겠지요.”
‘문신’은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다룬 5권짜리 대하소설이다. ‘큰 소설을 써라’라는 박경리 선생의 당부에 자극받은 작품이다. 현재 3권까지 출간됐다. 그는 “한때 ‘큰 소설’은 분량이 많고 긴 거라고 이해하기도 했지만 실은 인간과 일생에 대해서 얼마나 진지하게 성찰하고 치열하게 작품으로 다루는가를 뜻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작가는 ‘올빼미형’ 집필을 고집해 왔다. 요즘은 심혈관 질환으로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습관은 여전하다. 그는 “낮은 수많은 인류가 쪼개 쓰기 때문에 일인당 몫이 굉장히 작다면 밤은 소수가 사용하기 때문에 자기 몫이 커진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윤 작가는 “토지문화관을 한동안 오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선생의 흔적과 혼이 담긴 주변을 보니 너무나 그립고 죄송스럽다”며 “내년에 ‘문신’이 완간되면 경남 통영 묘소로 뵈러 가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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