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상승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 안정화 여부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서로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은 “안정화의 길로 가고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힘을 실어준 반면, 김부겸 전 의원은 “부동산 값이 많이 올랐다”며 ‘현실 인정론’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26일 라디오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것은 확연하게 확인된다”며 “안정화의 길로 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전·월세 문제는 워낙 제도에 큰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부분적인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좀 면밀히 들여다보고, 안정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정책의 디테일을 보완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본질에 손을 대서는 시장에 오히려 더 혼란을 줄 것”이라며 “미세한 보완이 필요하다면 한 번 검토를 해봐야겠지만 근본적으로 세입자의 권익 주거권을 보장하고자 하는 흐름을 손대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어느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냐는 논란은) 지금 어찌 보면 국민 눈에는 한가한 논쟁인 것 같다”며 “(데이터는) 강남 중개업소 몇 군데만 샘플조사를 해보면 명확하게 나온다”고 했다. 전날 부동산 공약으로 국무총리실 산하 ‘국민주거정책위원회’를 신설해 주거정책을 총괄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김 전 의원은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문제를 풀겠다는 신호를 주지 않으면 자칫 큰 낭패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비판을 이어갔다. 당 내 부동산 전문가인 통합당 김현아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취임사 중 일부인 ‘숫자로 현실을 왜곡하지 맙시다’를 인용하며 “숫자로 잠시 현실을 숨길 수는 있지만 숫자를 왜곡한다고 현실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전날 김 장관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결산심사에서 “부동산 관련 법안이 통과됐고 이 효과가 8월부터 작동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8월이 지나야 통계에 반영된다”고 언급한 것을 겨냥한 것. 김 위원은 “부동산 정책 책임자들은 가격이 안정됐다는데 8월 거래물량 중 신고가 갱신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는 기사가 나온다”며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했다.
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김지현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