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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류 예측과 대책 뛰어넘어 악화·장기화되는 코로나 재앙

입력 | 2020-08-24 00:00:00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어제 397명으로 집계돼 4일 연속으로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서울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도심 집회 참가자 가운데 추가 환자가 속출하고, 전국의 카페 유치원 푸드코트 장례식장 등 곳곳에서도 신규 집단 감염이 줄을 이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정부는 수도권에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어제부터 전국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이 조치만으론 무서운 확산 기세를 따라잡기 어렵다며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사회의 이동을 정지시키고 일상을 마비시키는 수준인 3단계 조치는 경제와 사회 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신중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단계만으로 폭증세를 제어하지 못하는 현 상태에선 3단계 시행을 전제로 탄력적이고 정교한 보완책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인구 500만 대구경북 지역의 1차 대유행 때와 달리 2600만 명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환자의 70% 이상이 쏟아지고 있다. 감염 경로를 모르는 ‘깜깜이 환자’ 비율이 통제 가능선인 5%의 4배인 20%에 육박한다. 전선은 넓어졌지만 방역과 의료 인력은 장기전을 치르느라 이미 탈진한 상태다. 위기의 양상이 달라진 만큼 방역 수칙도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빠르고 효율적으로 의료 자원을 배분하는 시스템 구축도 시급하다. 아직 2차 대유행의 정점에 이르지 않았는데도 병실과 치료제 대란이 다가오고 있다. 21일 새벽 서울에서 발생한 환자가 서울과 경기도에 병실이 없어 다음날 인천 가천대 길병원까지 이송됐다. 경기도는 21일 한때 592개 병상 중 93%가 채워져 포화상태 직전까지 갔다. 치료제도 바닥을 보이기 시작해 방역당국은 70세 이상 고령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환자 선별제를 적용하고 있다. 26일 2차 총파업을 예고했던 대한의사협회가 어제 국무총리와 여야에 긴급 간담회 개최를 제안했다. 의정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만큼 정부는 의료계의 제안에 응해 타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코로나는 여름이 되면 종식되거나 하반기부터 수그러들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계절을 가리지 않고 세계 곳곳에서 집단 감염이 지속되면서 사망자가 80만 명을 넘어섰다. 정기적인 백신 접종이 필요한 만성 감염병처럼 지속적으로 인류를 괴롭힐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정부는 일시적인 재난에 대응하는 수준이 아니라 코로나를 ‘상수(常數)’로 보고 보건의료와 재정 정책을 포함한 국정 운영의 패러다임을 다시 짜야 한다. 코로나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인 만큼 정부 의료계 국민 모두 합심해 대응하지 않으면 극복하기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