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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계 흑인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를 둔 카멀라 해리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56)이 11일(현지 시간) 유색인종 여성 최초로 미국 부통령 후보에 올랐다. 고령의 백인 기득권 남성 이미지가 강한 미국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78)이 젊고 비(非)백인 여성인 그를 파트너로 고른 결과다.
‘바이든-해리스’ 조합은 모두 백인 남성인 집권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74)-마이크 펜스 부통령(61)’과의 차별성을 극대화한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줄곧 인종차별 및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인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소수인종 및 여성 표를 공략하고 세대교체를 주는 데도 효과적이다. 두 사람은 바이든 후보의 정치적 텃밭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12일 첫 공동유세에 나선다.
●인종차별 상처 지닌 ‘여자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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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그는 10대 시절 어머니 직장을 따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도 거주했다. 미국에 돌아온 후 수도 워싱턴의 흑인 명문 하워드대를 졸업했고, 캘리포니아대 헤이스팅스대 로스쿨을 거쳐 법조인이 됐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검사로 활동했고 2011년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 올랐다. 2017년 상원의원으로 뽑혔다. 2014년 유대계 법조인인 남편과 결혼했으며 슬하에 자녀는 없다. 역시 법률가인 여동생 마야(53)는 CNBC 방송의 정치 컨설턴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 ‘힐러리와 비슷, 외연 확장에 한계’ 지적도
78세 고령인 바이든 후보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나이를 감안할 때 2024년 대선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아 두 사람이 승리하면 해리스 의원은 차기 대선의 강력한 민주당 후보가 될 수 있다.둘의 인연도 꽤 깊다. 주 법무장관 출신인 해리스 의원과 마찬가지로 2015년 뇌종양으로 숨진 바이든의 장남 보는 생전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을 지냈다. 바이든은 11일 트윗으로 “해리스가 법무장관 시절 보와 긴밀히 일했다”고 회고했다.
지난달 말 바이든 전 부통령은 해리스 의원의 이름이 적힌 메모를 공개석상에 들고 나와 이미 그가 부통령 후보로 내정됐다는 관측이 확산됐다. 당시 메모엔 ‘앙금은 없다’, ‘존경한다’, ‘득표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버싱 논란 등 경선 과정에서의 해묵은 감정을 해소하고 득표에 도움이 되는 그를 고르겠다는 계산이 깔렸던 셈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해리스는 준비된 부통령”이라고 축하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경선 과정에서 해리스가 무례했는데도 바이든이 해리스를 골랐다”며 깎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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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바이든 후보와 비슷한 중도 노선이라 진보 유권자를 포섭하기 어렵고 피부 색만 다를 뿐 성장 과정, 커리어, 이미지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비슷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소위 ‘잘난 여자’에 대한 저소득층 남성 유권자의 거부감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