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양 인근 원로리 지역에서 핵탄두를 개발 중인 것으로 의심되는 활동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8일 “원로리 지역이 핵 개발 프로그램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북한의 위협은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원로리 시설 포착은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와중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한 미사일 개발을 한시도 쉬지 않았다는 의심을 짙게 한다. 이곳은 신리의 ICBM 조립 시설에서 14km, 강선의 우라늄농축시설에서 10k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이곳이 핵탄두 제조시설이라면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해 핵탄두에 장착한 뒤 ICBM에 탑재하는 과정을 원스톱으로 진행할 핵무기 종합생산단지를 구축한 것과 마찬가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이 핵탄두 장착 ICBM으로 미국을 겨냥하는 것을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삼아왔다. 북한이 핵탄두의 소형화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완성해 ICBM에 싣는다면 북핵 위협의 차원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미 본토를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는 주장도 더는 빈말이 아니라 세계 안보질서를 흔드는 당면한 실질적 위협이 되는 것이다.
북한이 한미의 대화 제의를 외면하고 핵개발에 매진하는 것은 11·3대선을 앞둔 미국을 상대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다. 핵미사일 완성 때까지 개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런 북한의 노림수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와 북-미 대화 중재에 매달리는 대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북한의 핵개발 소식에도 핵무기 관련이 아닌 지원시설이라고 얘기하는 태도로는 국민의 안보 불안만 키울 뿐이다.